2017년 01월 16일 월 맑음
지난 봄까지 가득 하던 땔감이 바닥을 보이고 나서는
아궁이에 나무 넣으면서 자꾸 소심해진다.
안정적으로 땔감을 구해올 수 없기에
다시 채워넣을려고 하니 쉽지가 않다.
게다가 구해오는 나무들도 오래된 것들이라 그런지
불담도 별로 없는 것 같다.
4평 남짓의 구들방을 데우는 데에
올해는 왜 이리 힘이 드는지...
몇년동안 아궁이 불을 어떻게 땐 것인지
나 스스로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
이제 묵은 일들은 정리했고,
겨울 방학을 맞이했으니
방학 숙제(땔감하기, 거름만들기, 새해 농사준비)를 해야한다.
우선 집 주변 정리부터 하면서
가구들, 기기들 위치도 바꾸고,
청소도 하고,
새로 지은 창고에 여기저기 널부려 놓았던
것들도 옮겨다 놓고 하니
한결 집이 깔끔해졌다.
오후엔 간만에 땔감을 하러 나섰다.
둘째 새연이랑 진이랑 민새맘이랑
뒤산에 올랐다.
동네 분 중에 소나무를 살려야한다면서
잡목들을 가차없이 베어 넘기는 분이 있다.
민새맘의 얘기만 듣다
막상 올라와 보니 쓰러진 나무들이 한 두나무가 아니다.
이대로 묵과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겨울철이나 되어야 목줄을 풀고
여기저기 다니는 진이는
가파른 산을 오르락내리락한다.
헉헉거리면서도 분주하게 왔다갔다한다.
산 위에서 바라다 본 동네 풍경이다
지는 해가 길어서 손님 발목 많이 잡았다고 한다.
아침해는 늦어도 오후늦게까지 해가 있어서
돌아갈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잔가지와 조금 굵은 가지를 잘라서
유공호수로 만든 끈으로 묶어 밑불로 쓴다.
잔가지와 둥그리를 수레에 가득 싣고
집까지 싣고 내려오니 다리가 덜덜 떨리고,
땀이 난다.
한 수레 해 놓고,
둘째 새연이의 바램대로
뒤산 등반을 시작했다.
그동안 몸이 긴장을 많이 풀어놓았나보다
산을 오르는데 숨이 차올랐다.
맨 뒤에 쳐져가니
새연이가 핀잔을 준다.
왜 그리 힘들어하냐면서...^^;;
그렇게 말하면서도
새연이는 마냥 즐거워한다.
잡목만 베는 것이 아니라 높은 곳에
있는 소나무도 베어 놓은 것이 보인다.
잘린 나무의 그루터기에
송진이 꼭 보석 같기도 하고,
벤지 얼마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산을 한바퀴 돌아 내려와서
미처 다 갖고가지 못했던 나무들을 옮기기위해
민새맘이 수레를 들고 간 사이
아들 녀석은 내일도 오르자고,
저녁에는 장기 한판 두자며
소원을 비는 흉내를 낸다. ^^
OTL 흉내도 내고...
내일은 삼가장에서 지게도 하나 장만해
작년에 벌목해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옮겨 올까 한다.
'시골살이 > 민새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22 도끼자루. (0) | 2017.01.25 |
---|---|
01.21 다시 진이 집 만들기 (0) | 2017.01.25 |
01.20 메주띄우기 (0) | 2017.01.24 |
01.14 겨울 다운 날 (0) | 2017.01.14 |
01.12 진이 집만들기 (0) | 2017.01.12 |
01.11 간만에 부산행 (0) | 2017.01.12 |
2016년 밀린 일기들...^^;;; (0) | 2017.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