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2월 02일 목 맑음
농촌 장수마을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진행한지
두해째이다.
올해가 이 사업의 마지막 년도 이기도 하다.
작년 첫 해 년도를 보내면서
의견 조율의 어려움이 많았지만,
건강프로그램 영역의 실버요가는
꾸준히 해 오다보니
마을 분들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더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안쓰던 근육을 써야하기에
아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주저주저하시더니 이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올해는 짚공예를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짚공예를 시작할려는 이유는
첫째,손을 이용하여 작은 근육을 움직여
정신적인 건강을 위한 것이고,
둘째로는 소일거리를 통한 소득창출 및 개인 제작한 결과물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시도 하고,
주변 어린이들에게 교육도 하면서
마을분들의 자존감도 고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근데 아쉬운 것은 이런 얘길 몇번이나 말씀드려도
잘 받아 들이지 않으신다.
안타깝다. ^^;;
작년부터 추진해 보고 싶었던 강좌인데,
마을 분들이 적극적이지 않으셔서 미뤄 왔었는데,
오늘은 첫 수업날이다.
새끼 꼬는 것 부터 배우고,
옛날 아이가 태어나면 달았던 금줄에
짚잠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어릴적 외가집에 가서 새끼를 꼬아보았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 기억으로 새끼를 꼬아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보통 오른손을 밀어서 만드는 오른새끼를 꼬아 쓰고,
금줄처럼 액을 막기 위해서는 양의 기운이 있는
왼새끼를 꼬아 썼단다.
나도 왼손잡이라서 그런지 왼새끼는 잘 꼬아지는데
오른새끼는 잘 꼬아지지 않아서
수강내내 땀만 뻘뻘 흘렸다.
첫 작품을 벽에 걸어보았다.
다들 손재주가 있어보이신다.
동네아재들과 아지매들이 함께 모여
할 수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예전에 짚신도 삼아서 신다고 다니셨다던 못골어르신(맨 오른쪽)
연세가 많으신대도 완성품만 보시고도 척척 만드신다.
짚을 앞에 놓아두니
만들기에 바쁘면서도 이런저런 얘기들로 웃음꽃도 피고,
옆에 사람들과 같이 만들어 간다.
각자 개성에 맞는 짚잠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첫 수업은 잊혀져가는 기억들을 그렇게 끄집어 내는 시간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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