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5월 08일 수 맑음
무슨 일이든 모르면 두렵고 어렵기만 하다.
올해 처음으로 논농사를 시작하기로 하고,
몇 달 전부터 논농사에 대한 부담감이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급기야 여기저기에서 못자리가 만들어지고
볍씨도 담그고 하는 것이 진행되고 있을때
우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처럼
바쁘게 여기저기 물어보기 시작했고,
오늘 못자리 완성할때까지 물어물어
여기까지 왔다.
막상 해 놓고 보니 생각처럼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였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을 부린다면 당장 내년부터 몇마지기 더
농사를 지어볼까 하는 호기가 생기기도 한다.
동네 행님도 알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못자리 만드느라 씨름하는 우리를
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대견하다는 듯이 지켜보시다
몇가지 조언을 해 주시고 가셨다.
개인아재도 옆 밭에 오시는 길에 오시더니
처음하는데도 잘 한다면서 칭찬을 해주시고...
안해보고 힘들다고 겁내기보다는
실패하더라도 직접 해보는 것이
농사를 배우고 익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못자리 만들면서 또 한번 몸소 느껴 본다.
못자리에 넣어둔 물을 아침 일찍 빼주고,
물 빠진 못자리 주변에 골을 탄다.
골에 물을 항상 유지해 주면 모판의 볍씨가 마르지 않고
잘 성장한다고 한다.
골을 타면서 흙은 두둑 위에 올려 놓았다.
논의 생태가 살아난다면 수서생물들도 많이 늘어나겠지
우리 논이 그런 논이 되어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보자.
장구애비,게아재비, 소금쟁이가 조용하던 논을 시끄럽게 한다고
따라다니며 항의하는 듯 하다.
두둑위에 올려놓은 흙을 골고루 펼쳐주면서
삽으로 평탄화 하고,
긴 나무로 두둑 끝에서 밀고 나오면서
모판이 놓일자리를 최대한 평평하게 만든다.
벼 그루터기때문에 조금씩 패인 곳을 손으로 마무리하여
모판 놓을 자리를 만들었다.
모판을 가로로 4판을 놓고 길게 쭉 이어 놓으면 되는데,
한줄당 23판 총 92판의 모판이 놓여지게 된다.
처음하는 일이라 그냥 생각대로 막 모판을 놓는데
개인아재가 보시더니 나중에 모판을 들어낼때
사용할 모판칼이 들어갈 공간을 조금 남겨 놓고
놓아야 한다고 하셔서 다시 고쳐 놓았다.
이렇게 옆 모판과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감격적인 모판 넣기 시작. ^^;
어버이날이라 재량휴업일로 학교가지 않은
큰 아이 민경이가 마지막 모판을 놓았다.
사진도 찍어주고, 이른 새벽에 딸기도 따러가주고
어버이날이라 묵묵히 말을 잘 들어주어
수월하게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판 위에 폭 170cm의 부직포를 덮는 것으로 못자리는 마무리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막상 할려고 하니 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내년엔 논농사를 더 늘려도 되겠다는 호기가 생겼다. ^^
앞으로 수확하기전까지 배워가야할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겠지만, 시작이 반인 것처럼
시작을 했으니 반은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좋은 결과가 있도록 열심히 해 보기로 마음 먹어본다.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19 비온 뒤 할 일 (5) | 2013.05.23 |
---|---|
05.17 깔비하기 (0) | 2013.05.18 |
05.12 보람찬 하루 (0) | 2013.05.14 |
05.07 모판볍씨 발아 (0) | 2013.05.08 |
05.03 볍씨 모판작업 (0) | 2013.05.04 |
05.01 공생 (0) | 2013.05.03 |
04.30 못자리 만들기 2 (0) | 2013.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