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학 동아리 선배님들이
합천 동기분 댁에 오셔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녁무렵 일을 마무리할 때 쯤 연락을 주셔서
급히 씻고 합천 읍으로 나갔는데요.
간만에 뵙게 되어 쇠주한잔 기울이게 되어 하룻밤 외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 입학할때 졸업반 또는 이미 졸업했던 84학번
선배님들이셨는데요.
어찌나 여전히 동기분들끼리 그리 정겨우신지 부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학교다닐때는 귀엽고 앳된 후배로 기억하셨는지,
제 나이를 물으시더니 같은 오십대라며
어리게만 봤었는데, 그게 아니네 라시네요.
전 여전히 하늘 같은 선배님들이신데요. ^^
오랫동안 쉽지 않은 농부의 길을 잘 걸어줘서 고맙다는
말씀까지...^^
간만에 새벽까지 술한잔씩 기울이며 목청 껏 노래 부르며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만남 뒤 오늘 아침에 집으로 오는 길에
어제 물을 받기 시작한 논이 어떤지 걱정이 되어서 논 부터 들렀는데요.
이상하게도
물을 받던 논이 아니라
아래쪽 논에 물이 가득차
못자리의 모들이 거의 잠길 상황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급하게 물꼬를 열어 물을 빼고,
어디서 물이 흘러들었는지 논두렁을 둘러보았더니,
두더지의 소행인지 논두렁 몇 군데에 구멍이 나서
물이 아래 논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논일은 아직도 두서가 없습니다.
논에 물을 대기 전에는 논두렁을 단디해야 되는데,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부터 먼저 대었으니...
아래 논이 저희 논이였으니 망정이지
만약 아래 논이 다른 분 논이 였다면
난리가 날뻔 했었습니다. ^^;;;
인재네요. 인재. 대형사고.
집에 들어가서 조금 늦은 아침 끼니를 챙겨먹고
논두렁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트렉터로 논두렁 주변을 로타리 칩니다.
흙을 뜨기 수월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직 트렉터가 서툴러서 그런지
내 생각대로 곧게 진행하지 못해
로터리 친 부분이 구불구불합니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면서
삽으로 흙을 떠올리며 다지면서 두렁을 만듭니다.
물에 젖은 흙을 떠올리고,
삽으로 다져가면서 하는 작업이 시간이 갈수록 만만치가 않아
땀에 몸이 젖습니다.
요즘은 논두렁 조성기가 있어서 이렇게 힘들게 두렁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겁니다.
저도 내년에는 기술센터에서 논두렁 조성기를 빌려서 하기로 마음 먹었네요.
시간이 걸리고, 몸은 힘들었지만
고된 일 하나 해결했습니다.
앞으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자 다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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