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예초기를 매고 들에 나갔습니다.
아직 다 베지 못한 논두렁을 벨까 해서요.
어찌 이리도 논두렁이 넓고 큰 지...ㅠㅠ
작년부터 농사 짓게 된 논인데요.
이 논을 해야할지 망설이게 한 이유가 넓디 넓은 논두렁이였는데요.
풀베기전 모습입니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풀베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어제 좀 베어 놓았기때문에...
농사 지을려고 귀농한지 11년이 되었고,
논 농사는 7년이 넘었네요.
조금씩 밭도 늘고, 논도 늘어
0.5헥타르가 넘다보니
농사 짓는 방식은 소농인데,
새로 바뀐 공익형 직불제 대상자 분류로 따지니
이제 소농이 아니라고 합니다. ^^;;;
살림살이도 늘 그대로인데...
논의 풀을 베는 동안 내내
네 모 반듯한 경지 정리된 논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리 속에서 맴돕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짓다 짓다 힘들어 버려지는 땅만 저희가 짓게 되는 듯 합니다.
당연히 농사 짓기 편한 논은 잘 내어 놓지 않고,
내어 놓는다해도 그런 논은 저희 처럼 들어 온 사람에게는
잘 넘어오지 않습니다.
동네 아재가 농사가 힘들어 내어 놓으실때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
만나 뵐 때마다 그만 하실때는 저한테 주십사 말씀을 드려 놓습니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으련만...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닌지라 때를 기다릴 수 밖에 없네요.
그때까지 저도 잘 버텨야 할텐데 말입니다. ^^
내친 김에 나무밭 주변 풀도 예초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멧돼지 침입을 막으려고 밭 주변을 빙 둘러 쳐 놓은 망 때문에
예초 작업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또 혹시나 나올 땅벌을 대비하느라
신경을 곧추 세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한번 호되게 당했었거든요.
예초기로 어려운 부분은 낫으로 일일이 베어 내어야 합니다.
나무밭 밑에 딸린 밭입니다.
40평 남짓한 밭인데요.
나무도 심고, 채소도 심어볼까해서 구입한 땅인데요.
조금씩 심고 가꾸는 재미가 솔솔한 밭입니다.
여기엔 엄나무, 가죽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블랙베리까지 심어 놓았습니다.
머위도 옮겨 심어 놓았구요.
한창 풀이 올라오는 시기라 나무들이 풀에 치이고 있어서
이곳도 예초기 서비스.
깔끔하니 시원해 보입니다. ^^
담달 첫째날 모내기 일정을 잡아 놓았기때문에
미리 논을 준비 해야 둬야 합니다.
어제까지 작은 논은 마무리 하였고,
오늘은 남은 두 논을 트렉터로 갈고,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근데요.
생각처럼 되지가 않네요.
거의 오후 내내 진행한 작업이
해는 서산에 걸리고, 저녁 7시가 넘어가도록 진행했는데도
여기저기 솟아 오른 흙들이 보여
자꾸 마음이 바빠지고,
서서히 멘붕이~~
트렉터 버리고 도망갈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울고 싶은 생각이...ㅠㅠ
서툰 주인 만나 며칠 계속 고생하고 있는 트렉터 입니다.
빡세게 고생한 논의 상태가 맘엔 안들지만,
모판 떼어내고 못자리 정리할때 미흡한 부분
손 보는 것으로 오늘 논 작업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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