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일정을 잡고,
지난주는 모내기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년까지는 모내기 전날
못자리에서 모판을 떼어내고,
모판을 옮기고,
못자리 로터리 및 평탄화 작업까지 하루 만에 다 했었는데요.
푹푹 빠지는 물 논에서 해야 하는 일들인데,
게다가 작년부터는 논도 더 늘어 하루만에 하느라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올해는 며칠전부터 조금씩 조금씩을 나눠서 일을 하였습니다.
이틀에 걸쳐 모판을 떼어내고,
모판도 조금씩 나눠서 필요한 논에 옮겨 놓고 하니
조금 덜 힘들게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마지막 준비로
논에 넣어 두었던 모판을 빼고, 물꼬를 열어 물을 뺐습니다.
논에 물이 많으면 모가 제대로 심기지 않고 둥둥 뜨는 뜬모가
많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논에 넣을 우렁이도 주문을 해 두었습니다.
논의 제초를 위해서 넣는 우렁이이긴 한데,
우렁이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항상 고민이 됩니다.
길 옆 논에는 풀들이 너무 많아
우렁이를 넣어도 제초가 안되는 풀들이 있어
항상 풀 매러 들어가야 하고,
논 농사 끝난 뒤의 사후처리도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완전히 우렁이 없이 물관리 만으로 제초하기에는
내공이 너무 약한지라,
일단 올해까진 예년처럼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보통 우렁이는 1마지기(200평)에 3킬로씩 넣어주는데,
저흰 작년처럼 9마지기에 25킬로를 넣기로 했습니다.
물밖으로 꺼내어 놓은 모판의 총 갯수는 202개.
모내기 당일.
이른 아침부터 논의 상태를 살펴보고,
흙이 고르지 못한 곳의 흙도 골라주고,
물꼬 주변에 우렁이가 넘어가지 않도록
조금 높게 두렁도 쌓고, 석쇠로 방어벽을 쳐 주었습니다.
오전 9시경 모 심어 주기로 한 윗동네 형님이 와 주셨습니다.
사실 전 이른 아침밥 묵고, 두 시간을 기다렸었네요. ㅠㅠ
경지정리되어 네모 반듯한 논이 였다면 금새 끝났겠지만,
길 옆 못생긴 논이다 보니 5마지기 심는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5마지기 심고 잠시 참을 먹으면서 쉬는데,
갑자기 웃동네 형님이 모판에 뿌리는 농약은 왜 안 뿌리냐고 묻습니다.
원래 민새네는 농약도 제초제도 없이 농사 짓는다고 하니,
거름은 비료는 물어옵니다.
거름은 미강과 작년에 타작하면서 썰어 넣은 볏짚이고,
비료는 비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데, 다만 삭힌 오줌 조금 주는 정도이고,
제초제 대신 우렁이를 넣는다고 하니...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시네요.
작년에 저희 나락을 보며 나락 좋다고 칭찬해주셨던 형님인데,
그런 방식으로 나락 농사 짓는게 대단하다 얘기하시네요. ^^
이거 칭찬이겠죠.
마지막에 심은 논은 네모 반듯한 논이라 30분정도 만에 다 심어버렸네요. ^^
올핸 모가 잘 커 줘서 우렁이때문에 논에 물을 바로 넣어줘도
잠긴 모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모내기하고 모도 몇 판이 남아서 필요하신 분께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몇 년간 모 동냥다니느라 바빴었는데, 이렇게 나눌 수 있는 때도 있군요. ^^
모내기 끝내고 뿌듯한 마음으로
오후엔 호박고구마순을 옮겨 심었습니다.
지난번 호박고구마순 옮겨 심을때 일부 가식해 뒀던 녀석들인데요.
미리 만들어 둔 두둑에 풀들이 많이 올라와서 풀부터 제거 후
고구마순을 옮겼습니다.
오늘로 고구마순 정식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
나무 밭에 있는 앉은뱅이밀이 더디게 익어서 그런지,
베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참새들이 밀대를 쓰러뜨려서
알곡을 까 먹는 등 얄미운 짓을 합니다.
아까운 밀이지만,
참새들을 몇번 겪어 본 결과 어쩔 수 없는 일이더라구요.
밀이 조금 만 더 일찍 익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바빴던 하루였지만,
큰 일 하나 치뤄내어 뿌듯한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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