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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608_모내기

이틀전에 저희 모내기 해주실 윗동네 이장님과 오늘 이른 아침 7시에 모내기 하기로 약속을 정했었습니다.

그래서 모내기를 앞두고 새벽 일찍 일어나리라 생각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요.
미쳐 다 마무리 못한 논두렁 풀 베기를 어떻게 할지 자면서도 
계속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잠을 설쳤습니다. 

새벽 4시에 민샘맘은 모내기때 먹을 새참을 준비할려고 
알람을 맞춰뒀었는데도. 
민새맘도 어제 모판 옮기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었는지 
알람을 듣지 못한 모양이였습니다.

뒤척이다 깨어보니 4시가 넘은 시간이였습니다.

민새맘을 깨우고 논두렁의 풀을 낫으로 베기로 하고 

논으로 향했습니다.

논두렁 풀을 베면서  
물에 담궈 뒀던 모판을 마지막으로 건져 내어 놓고, 
주변 손 볼 곳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둘러보니  
시간은 6시 50분경이 되었습니다.

물이 빠진 논입니다. 트렉터로 논을 고르게 만든다고 다닌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ㅎㅎㅎ

7 시경이 되니 이장님의 이앙기가 움직이는 것이 멀리서 
보였습니다. 
첫 논에 이앙기가 들어가면서 드디어 모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앙기가 모를 떼는 양과 간격을 이장님과 조율하고 
이장님과 이장사모님이 동승한 이앙기가 움직이며 모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동승한 이장사모님은 모가 제대로 심어지는지 확인하고, 모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해주십니다.
일부 제대로 안 심어진 곳을 매워주기도 하십니다.

그 시각 민새맘은 새참을 준비하고, 아이들 아침도 챙기고, 

논에 넣을려고 주문한 우렁이도 받아 두었습니다.
한마지기(약 200평)에 3킬로씩 우렁이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저흰 총 9마지기에 25킬로를 주문했습니다.

첫 논에 들어간 모의 양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서 
조금씩 불안해 지기 시작했었는데요. 
첫 논도 도로가에 붙어 있는 논이다 보니 네모 반듯하지 않아 중복되게 심어지는 부분이 많아
모가 많이 들어갔는데요.
올해 새롭게 하게 된 큰 논의 경우도 도로가에 붙어 있는데다가 작은 논에 비해서 논의 크기가 더 크다보니
더 많은 모가 들어가버렸습니다. 
윗동네 형님이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혹시 모 부족하지 않냐고 지나가다 물어보실때 
괜찮을 것 같다고 큰 소리 쳤었는데,,, 
그 형님 찾아가서 모를 떼어와야 했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7시에 시작한 모내기는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앙기가 모를 심고 난 뒤 남은 일은 모판 수거와 우렁이를 논에 넣어주는 일입니다.
모판은 모내기하는 동안 사용했던 것을 그 자리에서 민새맘이 바로 도랑에서 씻어 둡니다.
그것을 차에 싣고 집에 와서 내려놓고, 우렁이를 싣고 논으로 갑니다. 

우렁이 배달 해 주신 사장님 왈, 우렁이를 던지지 말고 한 곳에 나눠서 무더기로 내려 놓아주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우렁이가 다치지 않고, 알아서 천천히 논 전체로 퍼져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껏 논 두렁에서 던져 넣어줬었거든요. 우렁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우렁이는 물 흐르는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 빠지는 곳 또는 물이 흘러들어오는 곳에 펜스를 쳐 줘야 합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펜스는 석쇠입니다. ^^
주변 논두렁 높이도 최대한 높혀 줍니다.

논에 우렁이를 다 넣어주고, 펜스를 쳐 주고 집에 가보니 
민새맘이 오늘 사용한 모판을 10개단위로 깔끔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총 251판 정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늘 목표는 모내기 끝내고 오후에 밀을 베고 가능하면 콩모종도 옮기는 것이였었는데, 

오후 일정은 내일로 미루고, 
소나무 밭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울금 싹이 하나둘씩 올라옵니다.

생강 싹은 이제 생강밭이구나 할 수 있을정도로 많이 올라왔습니다.

올해 유독 진딧물이 많이 생겼는데, 감자가 첫 타겟이 된 모양입니다. 

비가 자주 내려줘 감자가 쑥 클 줄 알았는데, 잦은 비에도 진딧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얼마전부터 시들어 버리기 시작하더니 별로 좋지 못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상보다 조금 일찍 수확해야할 것 같습니다.

나날이 땅콩은 잘 자라고 있네요. 틈틈이 내려준 비 덕분에 말이죠.

감자를 대신해서 땅콩이 위안이 됩니다. 

양파도 이제 거의 다 쓰러졌습니다. 곧 수확 예정입니다.

몇번을 심었던 참깨도 민새맘의 정성 속에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고구마는 미처 사진에 담지 못했네요. ^^

고구마도 아직 어리지만 잘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