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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6.19 한고개 넘고 또 넘어

2013년 06월 19일 수 구름 많음...새벽에 많은 비

 

이른 아침 민경엄마가

다급하게 깨운다.

새벽에 폭우가 내렸다고

논에 물 보러 가야하지 않겠냐고...

 

잠자리에 들기전 비가

별로 내리지 않을거라는

예보만 믿고 너무 방심한 모양이였다.

 

급히 옷을 챙겨입고 나서는데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마을 앞 하천에는 물이 어느새

많이 불어 있었다.

 

일기예보상 비가 많지 않다는 말에

논에 물꼬를 막아 두었었는데,

새벽에 내린 폭우에 물꼬가 터져버린 것은

아닐까 논으로 가는 중에 걱정했었는데,

우려했던 대로 아랫논으로

물이 넘치는 곳도

물꼬 넘어로 물이 흘러 나가기도 했다.

 

얼른 급히 두렁을 보수했다.

논두렁위에서 물을 타고 아래 논으로

내려가는 우렁이도 잡아

다시 우리 논 안쪽으로 던져 주고,

물꼬를 터 주느라 옷이 흠뻑 젖었다.

 

논농사를 시작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심하게 신경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아직은 그것이 익숙해 지지 않는 것 같다.

쉽게 익숙해 질 것은 아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앞으로 모가 자라 큰비도 맞을 것이고,

한 여름에 풀들도 잡아주어야 할 것이고,

타작도 해야하고, 말려야 하고,

논농사는 밭농사처럼 하루종일 매어야 하는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 스케일이 밭농사와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계속든다.

좌충우돌하면서 지어보는 첫농사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고개들 중에 큰 고개를 넘어서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벽에 내린 비로

우렁이가 논 골고루 돌아다니게

되었다는 점은 고마운 일이다.

수평이 맞지 않은 논때문에

물이 얕게 들어간 부분엔 우렁이가

제대로 다니지 못했는데,

이번 폭우로 논에 물이 고루 들어가

우렁이가 약간 말라있던 곳에서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오전엔 집터와 붙어 있는 

종중땅을 매입하게되면서

관련 등기를 내손으로 처리하기 위해

합천읍의 등기소에 다녀왔다.

종중 대표자 되시는 분이

직접 세세하게 챙겨주셔서

복잡하다는 서류를 잘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어렵다는 종중때 매매관련

등기서류를 법무사의 도움없이

무사히 잘 접수하였다.

 

이 종중땅이 정리가 되면서

올해 큰 이슈 중에 하나인

우리 집 짓는 일도 하나씩 하나씩

진척되어 간다.

 

합천을 다녀 온 뒤,

일 하고잽이(?) 민경엄마가

오후 할일들을 쭈~욱 나열한다.

 

우선 깨 심을려고 만들어 둔 밭에

깨 심기,

콩 모종내기,

고구마밭 풀매기,

들깨 모종 옮기기...

 

그렇게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보니

저녁식사시간은 이미 8시를 훌쩍 넘어 버렸다.

 

아무튼 한고개 넘고 또 넘어가다보면

세상살이 많은 것을 배워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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