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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8.24 파쇄기

2014년 08월 24일 일 흐림

 

농사에서 거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민새네다.

그동안 새마을 작두 하나에

힘을 실어 고추대, 콩대, 들깨대, 깨대, 땅콩대, 보리, 밀대 등등

밭에서 나오는 것들을 손수 잘라서 거름재료로 사용했었다.

 

밭에서 나온 이 부산물들과 쌀겨 그리고

무항생제 사료로 키우는 친환경닭장에서

가져온 계분을 섞어 민새네 거름을 만든다.

 

이렇게 만드는 거름은 또 2년 가까이 삭혀서

본 밭에 뿌려지는데

심한 산성성분의 닭거름이 흙처럼

부드러운 거름으로 바뀌게 된다.

냄새도 나지 않는 좋은 거름이 되는 것이다.

 

가급적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밭에 무거운 기계를 쓰지 않고,

편리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우리 노동력으로

농사짓겠다는 민새네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밭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몸을 실어 자르는 새마을 작두의 힘만으로는

절단하는데 시간과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

예전에 소 여물 썰이던 짚절단기를 떠올렸다.

 

몇 십년전만해도 집집마다

소를 키웠고,

사료대신 직접 꼴을 베어다 먹이고,

겨울에는 소죽을 끓여 먹였다고 하는데

그러기위해 첨에는 작두를 쓰다가

짚 써는 절단기가 작두를 대신하다가

지금은 사료가 그 절단기마저 대신하는 것 같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기계 잘 보시는

장인어른께서 한 놈을 딱 찍어 놓으셨던 것을

몇 달전에 들고 왔었다.

 

덩치가 커서 민경엄마랑 둘이서는 제대로

들 수 없었던 놈인데,

이사오기전에 살던 집에 두었다가

이번엔 민경이까지 합세해서 옮겨 왔다.

 

깨 털고 남은 것이랑

녹두가 마당에 천지로 널려 있어

긴요하게 써볼려고 먼저

기름 부터 칠해본다.

어떤 기계이든 기름칠이

중요하다는 것을

예초기 고장 수리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시동을 켜고

깨단을 넣고 돌려본다.

순식간에 깨단이 빨려들어가

잘게 썰어준다.

 

 

그렇게 금새 깨단과 녹두줄기의

파쇄가 끝나버렸다.

 

빨리 작업은 끝났지만,

돌아가는 절단기에 손이

빨려들어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할 것 같다.

 

 

 

 

이 기계의 편리함에

손 작두가 

뒷방 노인 신세가 되지 않을지

내 몸둥이의 간사함을 조금이나마

경계하며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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