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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10.04 일요일 오후

 2015년 10월 04일 일 맑음

 

어제 저녁 뜬금 없이 부엉이 보러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큰아이 민경이가 우리 마을 근처에서 부엉이 보았다는 정보를 입수.

착한 민새네 가족은

모두가 그 얘기에 호응하여 부엉이를 눈으로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부엉이를 보았다는 시간이 새벽2시.

기다리고 기다리다 둘째 새연이는 잠이 들고,

2시까지 기다려서 가기에는 너무 힘들어

12시가 넘자 자는 새연이를 깨우고,

싸늘한 날씨를 대비하여 두툼한 겨울잠바로 무장하였다. 

야심한 밤에 도로변 주변의 야산을 

스마트폰 후레쉬앱으로 

목 빠지고 눈 빠지게 찾아봤지만...

 

부.엉.이는

출타중인지 볼 수 없었다.

 

좀 무모한 행동일지는 몰라도 ...

한편으로 색다른 경험이였다.

 

그렇게 늦은밤 나들이로 인해 

오늘 아침은 눈꺼풀이 무겁기만하였다.

늦은 기상과 집안 일로 오전은 훌쩍 지나가버렸다.

 

시골에 살며 휴일, 주말의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냐 안가냐를 구별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난 좋다.

오늘 같은 피곤한 일요일 오후라도 말이다.

 

오후가 되자 민경엄마가 밭을 둘러보잔다.

 

난, 새들이 수수밭을 건드리기 시작했기때문에 

새 망부터 치고 민경엄마는 토란대를 자르고, 밭 주변 풀을 맸다.

 

생강밭엔 감자도 같이 자란다.

생강이 나지 않은 곳에 자주감자를 심었다. 

내년에 심을 씨자주감자를 키우기 위해서다. 

민새네가 자부심 갖고 키우는 토종생강이다.

두둑을 사이를 지나가다보면

진한 생강향이 참 좋다. 

추석전 심은 마늘은 제법 키가 큰 놈들도 보인다. 

들깨도 조금씩 익어가고, 

 야콘은 첫 성장이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노랗게 잎이 바짝 마른 율무.

막상 밭에 들어가보면 좀 더 둬야할 것 같은 욕심이 생긴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베어낸다. 

올해 처음 심어본 여주는

잘라서 햇볕에 말려 볶아 차를 만들려고 한다. 

요즘 햇볕 좋아 잘 마른다.

 텃밭에 검은 깨 심었던 자리에 풀도 많아

닭들을 풀어 놓았더니 풀밭을 잘도 헤집고 다닌다.

닭똥을 모아 거름해야하는데,

얘들에겐 즐거운 시간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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