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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12.11 하루

오랜만에 일기를 쓸 시간이 생겼다.

어제는 늦게까지 율무 고르다 잠자리에 누워 사진 몇장 고르다 그만 잠들어 버렸다.

 

사진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는 것도 아닌데...

사진을 업로드 할 수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밀린 일기가 많다.

막상 찍어 놓은 사진을 보다보면, 어떤 사진을 골라 올릴지

어떤 내용을 맞춰 적어야할지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오늘은 찍어 놓은 사진도 없지만, 조용히 일기를 쓴다.

 

아침까지 온다던 비는 거의 하루종일 찌푸린 하늘에서 계속 내렸다.

비오는 날 농부는 공식적인 휴일이라고 하지만,

밀린 일들을 두고 있는 농부는 또 나름대로 할일들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율무 고르는 일.

주문받은 농산물 택배보내기.

새마을 협의회 행사공문 보내기.

 

이정도 였다.

물론 아궁이 불도 때어야 하고, 닭들 밥도 챙겨줘야하지만 이건 늘상 해야하는 일이니...생략.

 

율무 고르는 일이 참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일이다.

집 정미기로 도정하다 보니 덜 깍긴 것이 많아 그것을 골라내어야 한다.

하면서 나쁜 알곡도 골라내고 하는데

하루에 몇 킬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아직 능력부족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최소 5킬로 이상 목표를 했는데, 6킬로 정도 한 것 같다. ^^

요령이 조금 생긴 건감...ㅎㅎ

 

항상 주문 받은 농산물 보낼때는 항상 신경이 많이 쓰인다.

율무나 수수가 얼마전에 준비가 되어서 한달 넘게 주문하고

기다리시는 분들께 보내야 하니

혹시 변경된 것은 없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문자 보내고, 답 기다리고,

주문한 농산물의 부피에 맞는

적당한 택배박스를 준비해야하는데

이것이 참 항상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고구마면 고구마,

야콘이면 야콘,

다 모양과 크기가 다르고,

생강도 주문량과 크기가 달라

상자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또 잡곡들은 지퍼팩에 넣고, 다시 비닐팩에 넣어

혹시나 흐르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같이 넣어드리는 덤도 챙겨야 한다.

얼마전 수확한 무를 몇뿌리씩 넣기로 하고,

하나하나 신문지로 싸서 박스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민새네 시골살림 알림장을 출력해서 넣는다.

얼마전 컴터에 걸린 독한 바이러스 땜시

잘 사용하던 안내장은 열리지도 않아 다시 안내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알림장에 민새네 소개와 배송내역 및 계좌번호를

적어드리는데,

이걸 잘 안보시는 듯 하다.

요즘 드는 생각은 알림장이 괜히 귀찮은 종이 쪼가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좀 재밌는 일들을 적어보내드리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이것 할려면 내가 많이 힘들어질 것 같아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택배준비가 마치고,

새마을 협의회 행사 공문 발송 요청해야하는데

작년 공문을 찾아보니 다행이 있다.

날짜를 변경하고 몇가지 안내문을 변경하여 준비완료.

다행이 이건 일찍 끝났다.

 

그렇게 낮 시간을 바쁘게 보내다보니 벌써 아그들 데리러 가야할 시간이 다 되었다.

마지막으로 테이핑 작업하고,

송장 붙이고,

급히 차를 몰고 갔는데,

우체국에서 보낼 택배박스는 어디로 간건지 없고,

공부방에 줄 잔밥통도 또 깜빡하고 안 들고 와 버렸네.

우체국에서는 공문 발송분만 신청하고,

아그들 태우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택배 보낼 박스 챙기고,

잔밥통 챙겨가지고 소재지로 나가

볼일 보고 집에 오니

벌서 5시가 넘어간다.

 

다시 판을 깔고 화투대신 율무를 고르기 시작.

오늘은 목표를 꼭 달성하리라...!!!

 

저녁먹고 나서 다시 시작하니 목표는 달성되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남은 시간 책도 보고, 할려고 했더만

이 글 쓰느라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 가 버렸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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