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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11.19 울고 웃고...

2012년 11월 19일 월 맑음

 

이제 주문받아 보내야할 농산물이

거의 다 정리되어간다.

 

올해는 수수를 작년보다 많이 심어

수확량이 더 될 줄 알았는데,

참새 비둘기도 먹고,

9월말부터 잘 익지 않고,

태풍에 쓰러지기도 하고 해서

그런지 예상보다는 수확량이 작았다.

 

오늘 마지막으로 말린 수수를 도정하러 갔다.

작년 율무도정의 악몽이 살아있었지만,

수수는 그나마 잘 도정되었던 곳이였기에 

기대를 갖고 찾아 갔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 보다 양이 턱없이 부족.

9키로정도 들고 가서 3키로 조금 넘게 도정이 되어

버린 탓에...

조금이나마 나눠드리고자 했던 분들까지는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올해 수수농사를 지어보니,

키큰수수가 단수수보다는 알곡이 많고,

키큰수수는 모아서 심기보다는 여기저기 흩어서

심는 간작형태가 나은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콩밭 사이사이 간작형태로

키 큰수수를 심어 보기로 했다.

 

산청 단계 장날이다.

가을도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가니

동네 아지매들도 자주 장에 나가시는 것 같다.

수확한 콩도, 팥도 내어놓으시기도 하고,

필요한 것들도 구입하신다.

우리는 수확한 들깨로 들기름을 짜기로 했다.

주문하신분들도 있고, 들기름으로 음식에 넣어먹기

위해서...

 

오랜 세월 많은 분들이 다녀갔었을

이곳 방앗간도 세월의 흐름과 시골인구의

감소로 장날임에도 북적북적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몇몇 아지매들이 차례를

기다리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신다.

 

가져간 들깨를 먼저 씻고,

기계로 볶아서,

 

기름짜는 기계에 넣으면

젤 밑 기름통으로 들기름이 짜져서 내려간다.

그리고 참깨 깻묵보다도

더 거름용으로 좋다는 들깨 깻묵도

한덩어리 나온다.

병을 챙겨가는 것을 잊었지만

주인아지매의 넉넉한 인심으로

공짜로 병도 얻어 짠 기름을

담으니 구수한 들기름 냄새에

기분도 마음도 구수해 지는 듯 했다.

깻묵도 챙겨들고,

방앗간에서 만난 윗동네 아지매와

함께 돌아왔다.

 

수수 도정에 울고,

들깨 짜는 일엔 웃었다.

 

내일은 올해 마지막 농산물

보내는 날이다.

 

올 한해도 민새네 고생 많이 했따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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