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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11.21~11.24 구들놓기 아르바이트

2012년 11월 21일 수 맑음

 

합천으로 귀농해서 만난 한목수는

나와 동갑내기이다.

작년 3월 첫 구들 아르바이트도 한목수를

통해서였고, 그일로 서로 말도 놓고 친구가 되었다.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양산으로 이사를 갔기에

통 소식도 전하지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구들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오늘은 첫 날.

젤 먼저 구들 자재 구입과 필수 공구들을

준비하는 일로 반나절이 지나갔다.

 

이번 자재 중에 구들장이 좀 특이했다.

요즘 구들장은 옛날과 달리 가로 세로 크기가 동일한

현무암을 사용하는데,

오늘 구입하게 된 구들장은 황토를 압축한 것이라고 한다.

첨에는 현무암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그게 아니라 조금 찜찜했지만 그냥 그걸로 구입했다.

 

오후부터 삽질과 더불어 브로커 나르고, 시멘트 비비고,

벽돌 나르고, 그렇게 아궁이쪽 터 잡고,

굴뚝개자리 만들고 하니 하루 해가 후딱 저물어버렸다.

 

오랜만에 무거운 짐들을 날랐더니 온 몸이 뻐끈하네.

 

2012년 11월 22일 목 맑음

 

어제 삽질해서 벽돌, 브로커 쌓아서 아궁이쪽 불길을

만들어 놓았다.

여긴 굴뚝 구멍이다.

구멍 위치가 처음 요구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작업이 조금 번거로울수 있겠단다.

잠시 틈을 내어 셀카도 한 컷.

삽질에 땀이 비오듯 해서 손수건으로 이마를

둘렀더니 작업하기가 훨 수월했다.

오야지 한목수는 나랑 비슷한 체격이지만,

오랜 목수 생활로 무슨일이든 척척 잘 해 낸다.

기계 쓰는 일은 항상 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처음 흙비비는 건 한목수의 드릴 작업으로 시작.

공사현장은 우리집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

대안학교 간디고등학교가 있는 산청이다.

집이 들어설 곳에서 내려다보면 간디고등학교가 보인다.

이번 집도 단열과 집 활용도가 높다는 목조주택이다.

지붕 위에서 정중앙을 바라보니 전망이 죽여준다.

왼쪽으로 조금만 돌리면 간디고등학교가 보이고,

 

오늘은 방안의 연기와 열이 머무를

개자리를 만들었다.

굴뚝구멍을 중심으로 양쪽 벽면에

브로커로 벽을 쌓고, 그 사이에 구운벽돌로

되 매우기 작업.

아무래도 브로커가 바로 열기와 닿는 것이 좋지 않으므로

벽돌로 한번 막아준다.

오야지 한목수가 오랜만에 합천방문이라

저녁에 술자리가 만들어졌다.

약속시간에 맞춰 최대한 개자리까지 완성하고

이틀째 일과를 마무리했다.

 

2012년 11월 23일 금 맑음

 

어제의 술자리가 과했던지 하루종일

사건사고가 많은 날이였다.

오전엔 전기작업하던 중 벽을 뚫던

드릴이 벽에 가까이 붙어있던 나의

바지를 물고 들어온 것이였다.

다행히 가만히 서있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기에

옷자락만 드릴에 감겨 크게 다치지 않았다.

두번째는 황토 흙을 비벼놓았는데,

흙이 많이 비벼져 있지 않다는 판단에

내가 드릴을 쓰다가 사고를 한건 쳤다.

한번 비벼놓은 흙은 그 성질이 단단하게 굳어

지는 걸 잘 모르고 드릴 시동을 켰는데,

그만 드릴 손 잡이를 놓쳐버린 것이다.

흙 묻은 장갑이 미끄러워 손잡이를 놓친 것이였다.

다행히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

하루종일 사건도 많고, 오야지의 저기압등으로 하루일이

잘 안되는구만 싶더니 급기야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아무래도 찜찜했던 구들장 6장째 놓고 나서

발로 고정시키는 중에 그만 가운데가 뿌러지면서

두동강이 난 것이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구들장에 대한 신뢰가

한참에 깨어지면서 바로 반품처리하기로 하고,

새로 현무암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렇게 새로 자재를 구입하러 나서고 나니 또 하루가

흘러간다. 오야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일을 빨리 마쳐야하는데, 일이 자꾸 더뎌지기만 하다.

그나마 시공후에 내려앉지 않은 것이 다행이였다고

생각하며 바삐 현무암을 사러 옥종으로 갔다.

 

2012년 11월 24일 토 맑음

 

어제 늦게 사러간 현무암 구들장과 황토를

현장에 내리는 일로 첫 일을 시작했다.

오늘은 1차 미장까지 끝내는 것이 목표인데,

가능할지 의문이였다.

한목수가 오늘까지하고 양산집으로 가야하기에

바쁘게 움직일수 밖에 없었다.

 

어제 시공했던 구들장은 모두 걷어내고

새로 사온 현무암 구들장을 하나씩 깔았다.

바쁘게 돌아가야하는 오늘 일이기에 보조도 정신없다.

구들장 날라오고, 벽돌나르고, 흙떨어지면 흙 비비고,,,

 

바쁘게 움직인 덕에 오후 3시경 구들장을 다 놓았다.

이제 구들장 사이사이에 틈을 황토흙 비빈 걸로 메우고,

여기위에다 마사토랑 흙을 붇고

다져서 미장을 하면 오늘 작업은 끝나는데,

해가 지고 나서도 좀 더 작업을 했지만,

흙 덮어주는 것까지 밖에 하지 못했다.

오야지는 담에 한번 더 와서 마무리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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