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맑음
어느덧 바쁜 가을걷이가 끝이나고,
11월도 다 저물어간다.
우리가 한창 가을걷이할때 동네분들은
가을걷이 끝내고 분주하게 나무를 해 오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빨리 나무하러 가야하는데 하며
조바심도 내었었다.
특히 요즘은 귀농,귀촌하시는 분들이 많아
집에 황토방이 없는 집이 없다보니
웬만큼 젊으신 분들은 나무하기에 바쁘다.
다행히 귀농 첫해부터 열심히 나무를 해 놓은 덕택에
조금 여유는 있지만 집 지을때 쓸 벽체목도 조금씩
건드려야할 정도로 많이 써버렸다.
구들방의 열손실도 나무가 많이 들어가는데 한몫하는 것 같다.
오늘은 올해 첨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작년에 벌목했던 곳으로 갔었는데,
길 가에 몇 그루 쓰러진 나무들이 보인다.
누군가가 베어 놓은 것 같았다.
근데 웬지 찜찜해 보여 그것을 놔두고,
더 높은 곳의 쓰러진지 좀 되어 보이는
나무를 가져오기로 하고
그 쪽에 올라가서 엔진톱을 쓰는데
동네 아재가 갑자기 나타나셔서 뭐라 하신다.
길 가에 쓰러진 나무를 혹시 벤 것 아니냐고,
함부로 누군가가 문중산이라고
나무를 함부로 베어 놓고 다닌다며
우리를 의심하시는 눈치셨다.
찜찜했던 나무를 먼저 손댔더라면
그런 의혹에서 금방 벗어나긴 힘들뻔 했다.
민경엄마가 길 가의 나무부터 베자고 한 걸
위 나무부터 베자고 올라간 나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재가 몇번 우리 들으라는 듯 몇 마디 더 하시고
돌아가셨는데, 아래 사진의 나무는 누군가가
참으로 요상하게 만들어 놓고 간 것 같다.
이 나무를 보시면서 화가 많이 나신 모양이셨다.
누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몰염치한 행동으로 시골인심도 자꾸 팍팍해
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아재가 오셨다 가신 뒤로
괜히 나무 하는 일이 신경이 많이 쓰였다.
글치만 이왕 차 끌고 나왔으니 나무는 좀 해서 가야지~.
몇군데 옮겨가면서 나무들을 끌어내려서 자르고
잔가지 정리하고 해서
차에 싣고 돌아왔는데,
보름정도 땔려나 얘기하니,
민경엄마는 한주 정도밖에 안될거란다.
그래도 열흘정도는 버텨줘야할 건데...
이제 본격적인 나무 시즌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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