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9월 03일 월 맑음
평생을 아끼며 모으신 노후자금을
평생을 그렇게 믿었던 친지에게서 떼이게 되셨다.
요즘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딱히 뭔가를 요구하기 힘든 시기인것 같다.
지난 토요일 그 문제로 부산을 다녀왔었다.
채무자 본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주민등록 말소하고 종적감춤)
채무자의 남편이라는 사람과 만났는데,
시종일관 자기의 처지만 얘기하고 자기와 관계없는
일에 끼어들어 골치아프다는 식의 얘기만 했다.
큰 돈을 빌려주고도 채무자의 얼굴도 보지못하고,
그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오히려
큰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동정받듯한 약정서 한장 받아왔다.
자기 마눌 채무관계 삭제해 주는 조건으로...
며칠동안 계속 속이 탄다.
그 자리에서 좀 더 확실히 우리의
요구사항을 얘기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에 화가 치밀어 온다.
이제 잊으시라고 내가 말씀드렸지만,
자꾸 내 머리속에 그날의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을까...
밭에서 일하다 동네 아지매의 얘기에
또 한번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귀농해서 처음으로 농사를 짓기시작했던
밭이 우리에게 언질도 없이 팔려버렸단다.
이곳에서 났지만, 대부분 부산에서 살았던 사람이
고향이랍시고 들어와서 집을 짓기 위해서 우리가 붙이던
땅을 매입한 모양이다.
그것도 밭을 대지로 해서 비싼 가격에 매입했단다.
애지중지하며 척박했던 땅을 땀과 정성으로
일구어 왔는데,,,
허탈해졌다.
우리와 인연이 될 땅은 어디쯤 있을지는 몰라도 바라고,
원하는 우리의 맘이 어서 닿았으면 좋겠다.
이른 아침부터 배추심을 밭을 장만했다.
산밭에서 퍼왔던 거름도 내고,
삭히 오줌도 붓고,
내일 저녁쯤 비오기 전에 심을 수 있도록 해 뒀다.
복잡한 마음을 잡는데, 괭이로 골타고 흙을 만지는
일이 참 좋다.
올해 인기 많았던 자주감자였기에
미리 씨감자를 심어뒀는데,
발아율이 너무 낮아 걱정이다.
키큰 수수는 참새떼가 극성이더니
단수수는 비둘기가 건들이고 있다.
익은 것을 잘도 알고 잘도 까먹는다.
더 잃기 전에
익은 것들을 조금씩 베기 시작했다.
두해째 마늘주아를 심어본다.
올해는 초년생(마늘쫑에서 나온 것)을
일찍 심어보기로 했다.
보통 주아는 씨마늘 심기전 1주일전에
심으면 된다고 하는데,
이번 초년생은 통마늘을 키울 목적으로 좀 일찍
심어보는 실험을 해 봤다.
산 밭의 거름을 가져와 내고,
쟁기로 갈고,
귀농 첫해부터 사용했던 농기구라서 그런지
이제 쟁기질이 쉽고 재미있어졌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데도 만점이다.
어찌나 골도 반듯하게 잘 탔는지...ㅋㅋ
영양분을 더 주기위해 쌀겨(미강)을 뿌려주고,
남도마늘의 주아부터 뿌리고,
대서마늘의 주아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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