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368) 썸네일형 리스트형 12.28 아름다운 후퇴 2015년 12월 28일 월 맑음 영하 이제 2015년도 마지막 주가 되었다. 한해 한해가 참 바삐 지나간다. 올해로 귀농 만 5년차가 되었다. 여전히 시골생활과 농사에 배워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가졌던 농사원칙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원칙대로 농사 지을려니 어려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힘들때가 많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부분도 있기에 또 한번 더 힘을 내어볼까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농산물을 받으시는 분들의 좋은 반응에 더욱 힘을 내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저장고가 없다보니 봄 수확작물을 가을이나 겨울에 찾으셔도 제공해 드릴 수 없는데, 한 소비자 분은 얼마전에 양파를 찾으셨는데 생협 양파에 비해서도 잘 썩지 않고, 단단한 것이 참 좋아서.. 어느덧 7개월이 흘러 우연히 집에 키우게 된 닭들이다. 한때는 갓 부화한 병아리들까지 해서 스무마리가 넘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햇수가 벌써 3년째가 되는 올해는 두번이나 어미닭이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 시켰다. 첫번째의 부화는 거의 절반의 부화율이였지만 모두 무사히 잘 자라주었다. 그런데, 그 성비가 정반대의 경우였으면 얼마나 좋았었을까... 9 대 1의 암수 비율이였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을텐데 그만 암닭 1마리에 장닭만 9마리라는 믿기 싫은 결과였다. 암수 구분이 되지 않을때만해도 4:6 정도는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점점 암수 구분이 되어가는 시점의 마지막까지 2:8 정도는 생각했었는데 끝내 기대를 저버린 결과.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발생했다. 장닭들을 볼때마다 울지마라 울지마라 주문 했건만.... 12.22 너희가 희망이다 2015년 12월 22일 화 맑음 전교생이 14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중학교. 큰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이다. 의욕적인 새 교장선생님의 강한 의지로 새롭게 시작된 가회중학교 축제가 열렸다. 작은 인원이지만, 아이들은 서로 웃고, 즐기고, 아이들의 모습을 보러온 학부모, 교직원 들도 재미있고 활기찬 모습에 행복한 웃음 지었던 시간이였다. 합천으로 귀농하여 온지 어느덧 만 5년이 지나 큰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중학교 졸업 학년이 되었다. 작은 아이는 여기서 유치원도 다니고, 이제 초등학생이다. 요즘 시골학교 아이들이 더 시골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잘 걷지도 않고, 산과 들의 모습에 무감각한 듯 하다. 또한 도시생활에 대한 동경이 많은 것 같다. 오늘 아이들의 축제를 보면서 자신의 끼를 맘껏.. 12.16 찬바람 부는 날 2015년 12월 16일 수 오락가락 눈 해 비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구 맑다던 하늘은 시커먼 눈 구름으로 저 멀리 황매산이 보이질 않는다. 오늘의 주요 과제는 생강 햇볕에 말려 소독하기. 해가 나는 맑은 날이라는 예보에 의해 1순위로 올라온 과제였는데 맑기는 커녕 잔득 찌푸린 것이 괜히 몸이 움츠려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황매산에는 눈이 내린다는 전화도 걸려오고, 우리집 마당에도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과제 이행한지 채 한시간도 돼지 않았는데 말이다. 다시 생강을 박스에 담고, 창고에라도 널어 놓자 싶어 널고 나니 눈은 더 펑펑 내린다. 오전 햇볕에 말려 포장해야되는데...우짜지 우짜지를 되뇌어 보지만 방법이 없다. 일단 창고에서라도 말려보자하고, 집에 들어가 바이러스 먹은 컴퓨터 손을 보는데 .. 12.11 하루 오랜만에 일기를 쓸 시간이 생겼다. 어제는 늦게까지 율무 고르다 잠자리에 누워 사진 몇장 고르다 그만 잠들어 버렸다. 사진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는 것도 아닌데... 사진을 업로드 할 수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밀린 일기가 많다. 막상 찍어 놓은 사진을 보다보면, 어떤 사진을 골라 올릴지 어떤 내용을 맞춰 적어야할지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오늘은 찍어 놓은 사진도 없지만, 조용히 일기를 쓴다. 아침까지 온다던 비는 거의 하루종일 찌푸린 하늘에서 계속 내렸다. 비오는 날 농부는 공식적인 휴일이라고 하지만, 밀린 일들을 두고 있는 농부는 또 나름대로 할일들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율무 고르는 일. 주문받은 농산물 택배보내기. 새마을 협의회 행사공문 보내기. 이정도 .. 10.24 퇴근 2015년 10월 24일 토 맑음 올해는 정신없이 보내는 한해인 듯하다. 아이들 급식문제로 인해 합천읍을 가회면소재지 왕래하듯이 하고, 합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기도 했다. 어느덧 올해도 달력 몇 장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 되었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바쁜 나날이다. 농사가 많든 적든 말이다. 우리의 경우는 특히나 바쁘다. 재배하는 작물들이 많다보니 다들 주요작물이 뭐냐고 물어오면 선듯 답을 못한다. 단지 밭농사를 주로 한다고 하고, 구체적으로 물어오면 봄, 가을 작물을 나눠서 얘기한다. 이제 요령이 생겨서 그런지 아니면 주요작물로 가져가고 싶어 그런지 마늘을 젤 먼저 얘기하다. 그리고 잡곡을... 가을 봄보다 더 손이 많이 가는 작물들이다. 잡곡들 대부분이 하나하나 손이 가야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 10.04 일요일 오후 2015년 10월 04일 일 맑음 어제 저녁 뜬금 없이 부엉이 보러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큰아이 민경이가 우리 마을 근처에서 부엉이 보았다는 정보를 입수. 착한 민새네 가족은 모두가 그 얘기에 호응하여 부엉이를 눈으로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부엉이를 보았다는 시간이 새벽2시. 기다리고 기다리다 둘째 새연이는 잠이 들고, 2시까지 기다려서 가기에는 너무 힘들어 12시가 넘자 자는 새연이를 깨우고, 싸늘한 날씨를 대비하여 두툼한 겨울잠바로 무장하였다. 야심한 밤에 도로변 주변의 야산을 스마트폰 후레쉬앱으로 목 빠지고 눈 빠지게 찾아봤지만... 부.엉.이는 출타중인지 볼 수 없었다. 좀 무모한 행동일지는 몰라도 ... 한편으로 색다른 경험이였다. 그렇게 늦은밤 나들이로 인해 오늘 아침은 눈꺼풀이 무겁기만하.. 태평스러운 민새네 마을에서 기계없이 괭이 호미 손쟁기들고 농사짓는 저흴 보고 태평스럽다 하신다. ^^;; 지난주부터 손쟁기로 밭을 갈며 마늘 밭을 준비하였다. 이번주부터는 남도마늘부터 마늘을 심기 시작했다. 집에서 만든 천연 농약인 황토유황과 자닮오일에 담궈서 종자소독을 하고, 33킬로 정도의 마늘 심는데 사흘이 걸렸다. 오전엔 마늘심고 오후엔 아이들 차별밥상 반대, 무상급식 재개를 위한 주민소환 서명을 받으러 학교로, 거리로 뛰어다니고 또 하루는 새마을 협의회에서 추진하는 사랑의 쌀모으기 행사로 오전내내 가회면 쌀 거두러 다니고, 그러다보니 얼마되지 않는 마늘 심는데도 사흘이나 걸렸다. 쟁기로 골을 타고, 마늘 심고, 다시 쟁기로 골을 타며 흙을 덮고, 다시 마늘을 심고... 이렇게 하다보니 오전에 심다 만 자리에 쟁기..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