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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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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 옛기억들 - 생태화장실 만들기 벌써 귀농한지 7년차가 되었다. 기록들을 정리하다 초기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찾았다. 다시 보니 새롭다. http://blog.daum.net/sigolsalim/34
08.26 천천히 오래동안 2016년 08월 26일 금 흐리고 비 아침부터 잔득 흐린 날씨에 오늘 만큼은 비가내리기 시작했다. 반가운 시간이다. 기다리던 비도 내리고, 기숙사에서 큰 아이도 오고, 저녁엔 오랜만에 다 모여 고기와 오뎅탕 그리고 소주 한잔 기울였다.
작지만 큰 기쁨 빈집 얻어 살다 3년만에 집터를 구해 새집을 지어 이사오게 된지 또 2년이 지났다. 새집 짓고 이사와서 생활이 많이 안정화 되었다. 그렇지만 또 살다보면 불편한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집은 안 사람의 생각과 편리를 위해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민새맘이 이사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다용도실쪽에 방충망을 다는 것이였다. 이사 첫해부터 바랬던 것인데, 지금껏 혼자 힘으로 설치해 보겠노라 하다가 두해를 넘겨 버렸었다. 자력으로 방충망 설치의 걸림돌은 자신감 부족이였다. 치수를 잰 것이 틀리면 어떻게 하나, 혹시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그런 마음. 그래서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방충망 달아주는 분께 견적을 의뢰했었다. 민새맘도 올해는 기필코 달겠다는 의지가 강했었다. 막상 받은 견적이 예..
07.30 시원함과 오싹함 2016년 07월 30일 토 맑다 저녁 소나기. 애들이 방학하면 나도 덩달아 좋아진다. 나에겐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그냥 마음이 편안해진다. 민경이는 7월중순, 새연이는 7월 말 이번주부터 모두 방학에 접어들었다. 찜통더위에 집안에서 부대껴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시간은 특히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올해는 민새맘이 물놀이를 선뜻 제안하고, 황매산까지 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계곡을 알게되어 아이들과 어른들은 잠시나마 시원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깊은 곳은 아니지만 넓직한 곳이 있어 편안하게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깊은 곳이 더 재미있나 보다. 한참을 놀다 춥다며 돌위에 올라와 몸을 데우고 ..
07.13 전화 한통 2016년 07월 13일 수 맑음 콩밭에 한창 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덮어줬던 밀대와 밀 부산물에서 밀이 싹을 틔워 여기저기 풀처럼 올라오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풀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한참 풀과 씨름 중 전화 한통이 왔다. 민새네의 든든한 지원자이신 울산의 한 선생님 민새네의 양파 손질하다 생각이 나서 전화 한다며... 안부도 묻고, 이것저것 얘기를 주고 받았다. 묵묵히 그렇게 농부의 신념을 갖고 걸어오니 이렇게 믿고 신경써주시는 분이 계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신념의 농부로서 살아야할 이유이다. 잠시 후 같은 선생님의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햇살도 바람도 농부도 땀도 순해서 그런지 양파맛이 어찌나 순하고 달던지... 그냥 눈물이 나서... 그 순함 지킬라고 얼마나 손끝이 닳고 돈 안..
05.17 황매산 산행 2016년 05월 17일 화 맑음 매년 봄이되면 산엔 진달래도 피고, 아카시아꽃도 피고, 이팝나무, 조팝나무에도 꽃이 핀다. 바쁜 시골생활 중에서도 한번씩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건 농부의 여유로운 마음에서부터이리라. 오늘은 길을 걸으며 길을 묻다 라는 제목의 합천 길 걷기의 두번째 일정으로 합천의 유명한 황매산 능선 길 걷기를 했다. 새연이도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하고 하루 황매산 산행에 동참했다. 합천에 살면서 주변의 좋은 곳을 모르고 살았는데, 올해 들어 모산재, 영암사지터, 황매산 은하수 등을 보고 들으면서 내 주변에 참 좋은 곳이 많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산을 오르고, 길을 걸으며, 맘 편히 자연에 몸을 맡긴 하루였다. 집에 돌아와 보니, 예정일에 꼭 맞춰 귀..
04.11 다래순이 맞나? 2016년 04월 11일 월 흐림 산에 잔 가지 하러 갔다. 매년 음력12월 동신제 하러 가는 길에 보았던 다래나무가 문득 생각이 나 그 다래순이 어찌 생겼는지 확인차 산 길을 올라가다 찾은 것인데 이게 다래순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맞다면 앞으로 다래순을 채취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오늘은 구름이 잔득 낀 날씨탓인지 하루종일 서늘하고, 춥기까지 했다. 민경엄마는 고사리를 꺽어왔고, 어제 학교 기숙사로 간 민경이의 옷차림이 걱정스럽고, 목이 아프다는 새연이의 목이 걱정스러운 하루였다.
04.04 비온 뒤 산행 2016년 04월 04일 월 흐리고 비 그런 시기가 되었다. 비가 오고 나면 산이 부르는 시기가. 꺽어 온 고사리를 아궁이 불 위의 솥에서 삶는다. 당분간은 아궁이에 불 넣을 일이 많아지는 시기다. 야무지고 단단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누가 가르켜주지 않아도 자기의 집을 아주 잘 만드는 새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빈 둥지만 남겨 놓은 둥지 주인장 들은 무사히 하늘과 산을 날아다니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