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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가족과 함께

2012년 03월 01일 맑음

 

미뤄왔던 감자묻기를 드뎌 끝냈다.

감자 묻을 밭을 만들면서 오랜만에 집앞밭 작물들을

찍어봤다.

 

늦게뿌린 시금치.

 

 

봄동.

 

 

대파.

 

양상추.

 

마늘주아가 한 겨울을 잘 이겨냈다.

 

 

 

민경이가 사진도 찍어주고,

감자를 재에 묻히는

일을 재미있다며 나서서 도와줘

감자 묻기는 수월하게 끝난 것 같다.

자기도 농사를 지어볼까 한다.

우린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얘기했더니,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한발 뒤로 물러선다.  

 

 

우리가 심어 수확한 씨자주감자.

 

 

 

 

 

 

 

 

 

 

 

감자를 다 묻고,

수정이가 나무밭에 거름을 내러가자고 한다.

난 참나무 잘라 놓은 것 가져 올까 했는데,

며칠 후 비온다는 소식에 거름부터 내자고 한다.

우리는 작든, 크든 서로의 힘을

보태워가면서 일을 하길 좋아한다.

그렇게 대부분의 농사일을 같이 하는데,

주변의 귀농하신분들이나 젊은 분들은

대부분의 일을 같이 한다고 하면,

특히 거름내는 일이나 나무하는 일을 같이 한다고

하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 ㅡㅡ;;

 

한편 가끔씩 주변분들이 묻으시는 말이

'시골생활 할만 합니까?'

'정말 좋아서 왔나요?'

이런 류인데, 정말 궁금하신 모양이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들 도시로 나가서 살기를 바라시는데

굳이 편한 도시를 버리고 불편한 곳으로

들어와서 힘든 농사일을 하니 더 더욱 그런 의문이

드시는 것 같다.

 

그런 질문을 받게 되면, 그냥 허허하고 웃어넘기기도 하고,

가끔 이렇게 응대하기도 한다.

'도시는 편하지만, 그 편함을 위해 돈에 얽매인 삐에로 같은 삶이지만,

시골에서는 불편하지만, 내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어 좋다'고 얘길하기도 한다.

 

난 가족이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가족농을 꿈꾼다.

최소 4인이 같이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듯 하다.

그렇게 가족과 함께

평생 하늘과 땅을 잇는 농꾼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러기 위해서는

몇 년의 세월 동안은 묵묵히 땅을 일구고,

불편함에 낯설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함을 느끼며

소박하고 진솔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다만,아직까지 민경이랑 새연이가 그런 생각에

얼마만큼 동의를 해 줄지는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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