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3월 14일 화 맑음
어제 하루종일 계분 퍼다나르기로 인해 몸이 뻐근하다.
이번에 퍼다 나른 거름은 이전 것보다
잘 삭혀진 것 같아서 내년엔 좋은 거름으로 쓸 수 있을 듯 하다.
어제 명길형님이 밭에 만들어 놓은 거름더미를 보시더니,
한마디 조언해 주셨다.
켜켜이 쌓아 놓은 거름은 반드시 섞어줘야
제대로 뜬다는 것인데, 오래 뒀다가 쓸거고 거름더미가 너무 커서
그걸 일일이 다 뒤집기가 힘들기에 그냥 둬 보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일단은 감자 거름용으로 만들어 둔 더미를 뒤집어 보기로 했다.
물기도 없고, 담주에는 밭에 뿌려줘야하기에...
비닐을 걷어낸 뒤 뒤집기를 하는데,
삽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깔비랑 나무잎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 엉켜서 뒤집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쌀겨, 계분들도 제대로 썩지 않았는데,
형님 말씀대로 뒤집어 섞어 줘야하는 이유가 이런 것 같았다.
각각 따로 층을 이뤄 있으니, 세균의 활동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작년 거름만들때도 켜켜이 쌓고,
바로 뒤집어 섞어 주고 마무리 했던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을 깜빡하고 만들기를 마무리 했었다.
아직은 의욕만 앞섰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우쨋든 하나 또 배우고, 느낀다.
그런데 큰 거름더미는 우째야 할지...
수정이는 오래 쓸건데 그대로 둬보자한다.
상황을 봐서 손을 써야할 것 같다.
아무튼 또 한 가지 일을 마치고 나니,
속 시원해 진다.
오전의 거름 뒤집기를 마치고,
오후엔 새연이랑 같이 산밭에 올랐다.
어제 날라온 계분이 밭 입구에 한가득 구린내를 풍기고 있다.
6월 밀 베고 나면 그 밭 귀퉁이에 이놈들로 거름더미를 만들 예정이다.
동네의 비닐 씌운 마늘밭 마늘에 비해서 우리 마늘이
좀 부실해 보이고, 마침 이번주말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하여
마늘밭에 웃거름으로 힘을 실어줘 본다.
곧 따뜻해지면 더 튼실하게 잘 자라줄 거라 믿으며...
밑에 밭에서 작년에 만들어둔 거름을 일륜거에 실어 날라
마늘밭에 뿌려주는데,
골과 골 사이가 좁아 일일이 삽으로 떠서 긴 골의 끝까지 가서
뿌려줘야 했다.
아하 또 하나 배우고 느낀다.
단순히 비료로 웃거름을 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직접 손으로 거름을 퍼다 날라야 한다면,
골과 골 사이의 간격도 고려해야 되겠구나.
잘 놀던 새연이는 어느덧 지겨워진 모양이다.
밭 끝에 앉아 "집에 가자~"를 외친다.
새연이랑 엄마를 먼저 내려보내고,
마늘위에 떨어진 거름을 털어주는데,
군데군데 죽은 마늘들이 보인다.
뿌리를 뽑아보니, 썩어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밭에서 내려와 평상에 앉아 멀리 앞산을 보니,
붉은 해가 산에 걸려 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오늘은 목욕탕 쉬는 날이라 솥에 물 가득넣어 끓인다.
오늘 하루도 저 산 너머로 넘어가는 해처럼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