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골살이/농사이야기

기본기 다지기

2012년 04월 17일 화 맑음 

 

무슨 일이든 초보의 시절이 있고,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다져가야할 기본기가 있다.

 

나도 아직은 초보 시절이고,

나름 다져야할 기본기가 있을 것이다.

 

땅을 뚫고 올라오는 감자싹을 보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함도 기본기 중에

하나 일까? 생각해 본다.

4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미리 구덩이를 파고, 거름을 넣고,

호박씨, 수세미씨, 여주씨를 넣을 준비를 한다.

 

 

기계 쓰지 않고,

비닐 쓰지 않고,

농약 치지 않고,

비료 주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

다들 골병드는 농사라 한다.

어느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몸에 익지 않은 일을 오로지 몸둥이 하나로

하려고 하니, 몸에 무리가 가기도 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일할때 적절한 자세와

적절한 농기구를 구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오늘은 삼가장에서 거름 뜨는 것을 하나 장만했다.

앞으로 거름 뒤집고 할때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한해 농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갈무리가 중요함을 새삼 다시 깨닫는다.

 

작년 말에 묻어뒀던 생강이

습기가 차단이 잘 안된건지, 겨울에 언 건지, 

많이 물러지고, 상해서

오늘 삼가장에서 다시 종자를 구입했다.

 

흙에 묻고, 물을 듬뿍 주고, 신문지로 덮어두었다.

2주 쯤 뒤 잘라서 심을려고 한다.

내가 하는 농사 일중에서

가장 힘든 일로 생각되는 일이

수로(도구) 파는 것이다.

물길은 위에서 아래로 채이지 않게

잘 내려가야하는데,

그 길을 어느정도의 위,아래를 조절하는 일이

아직은 서툴러 막상 삽을 잡기가 싫어진다.

 

민경엄마가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부르더니,

산밭에 땅콩 두둑 만들러 가자 마자,

도구부터 먼저 파자라고 한다.

 

도구 파는 일이 하기 싫은 일이지만,

대부분의 작물이 너무 습하면 잘 안되기에

물길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알면서도 머리 속으로 '잘 안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먼저 맴돌아 몸이 잘 움직여 지지 않는 것 같다.

 

우쨌든 다른 일 보다 많이 땀 흘리며

도구를 팠다.

좁고, 얕아서 다시 다 매꿔지지 않을런지...^^;;;

어제 만들어 놓은 야콘 두둑과

그 옆에 만들 땅콩 두둑자리엔 거름을 내어 놓고,

민경엄마랑 손쟁기로 밭을 갈고,

평탄화 작업을 하고 나니,

두둑을 만들기 애매한 시간이 되었다.

 

 

 

윗 밭에 심어 둔 밀과 마늘을 둘러본다.

밀은 풍성하게 키를 잘 키우고 있다.

동네 아지매 말로는 토끼가 뜯어 먹는 것 같다고 하신다.

토끼나 잡아서 키워볼까 ^^

거름자리에 뿌려진 밀은 색도 진하고 통통하게 자라는 것 같다.

연일 더운 날씨에 마늘도 잔병없이

키를 키우고 있다.

땅속의 뿌리도 튼실하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조금씩 정리 되기 시작하는 산밭.

이제 멀리서 보더라도 한줄씩

진하게 눈에 띄는 마늘 주아.

건강한 종자를 잘 키워내어서

종자를 잘 키우는 기본은 하는 농부가

되어보자.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종심기  (0) 2012.05.03
농부의 하루  (0) 2012.04.25
씨뿌리기  (0) 2012.04.19
같은 마음  (0) 2012.04.07
바쁘지만 느긋한 마음  (0) 2012.04.03
땅살리기  (0) 2012.03.30
표고심기  (0)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