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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밀린 숙제 해결

2012년 01월 07일 토 맑음

 

풍이랑 진이가 우리집에 온지

어느덧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첨 한달 밖에 되지 않은 놈들이

기거할 거라고 일시적으로 집을 하나만

만들어 뒀었는데, 그게 진이 집이 되었다.

그 이후 바쁜 농번기를 지내다보니,

풍이랑, 진이는 어느덧 덩치가 커버렸고,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왔다.

 

추운 겨울 영하로 내려가는 기온에도

진이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땅바닥에서

자곤 했지만, 풍이는 들어갈 집 조차 없어

서리가 내린 날에는 까만 털에 하얀 서리가

내려 볼때마다 안스러웠었다.

 

 

 

그래서 매일 눈 뜰때마다

풍이 집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하면서 궁리는 했으나,

막상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 지어야 할지,

필요한 자재도 부족하고,,,

 

그러다 수정이가 통나무 집을 지어보라고

해서 그냥 대강 머리속에 그려보고,

만들기 시작했다.

 

풀천지 형님은 시골에 잘 살기위해서는

항상 소소한 물건들도 잘 챙겨둬야하고,

버리는 물건도 잘 거두어 두면 쓸데가 있다고 하셨고,

창조와 궁리만큼 좋은 습관이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처음부터 제대로 잘 만들기보다는

서툴더라도 자기힘으로 스스로 만들고,

잘못된 것은 고쳐가는 것이

자립과 자급의 삶이라고 하신 것 같다.

작년 한해를 보내며 잠시 흔들렸던

내마음을 다 잡아본다.

제대로 할려면 뭐든 자본을 투자해야한다는

생각이 내 생각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다.

이제 첨 생각대로 부족하고,

못하더라도 내 스스로의 힘으로,

궁리하고 창조할려고 노력해야겠다.

 

 

 

열씸히 망치질해서 벽체를 세워보니

역시나 실수 없이 넘어가지 않는다.

한쪽 벽체를 잘못 못질해서 통나무가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어버렸다.

다시 톱질이 필요하게 되었다.

일단 이후 일정땜시에 내일로 미뤘다.

집을 만들긴했는데,

풍이가 만족해할지

만들어줘도 밖에서

자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일단 늦게나마 최선을 다했다.

부디 잘 이용해 주길바란다.

통나무사이로 틈이 있어 바람이

많이 통할 것 같은데,

그 부분은 갑바로 막든지 해야할 것 같다.

오후에 학교운동장에서 새연이

두발자전거 연습시키기로 했는데,

풍이 집 만들기가 늦어져 급히 학교에

도착해보니,

운동장은 축구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학교 주차장에서 연습을 했는데,

금방 잘 탄다.

민경이도 울산 사촌오빠간 준

자전거를 타고,

수정이는 걷고, 난 사진찍고,

밀린 숙제 마치고 홀가분한 맘으로

오후를 보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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