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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뿌리내리기

월 목욕

2011년 12월 12일 월 맑음

 

지난주에 수리중이던 차가 나올 것 같다고 연락이 와서

가회면 목욕탕의 월목욕을 끊었다.

작년 추운 날씨에 새연이 목욕을 위해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목욕하면서 욕실 온도를 올리느라

다들 힘들었었는데,

올해는 좀 지혜롭게 겨울을 나 보기로 한 것이다.

차가 나오기전까지 자전거로 다녀보기로 하고 말이다.

 

근데 수리중인 차가 지난주에 나오지 않아,

자전거로 며칠 다니다보니 새연이가 벌써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주말 추위에 그만 새연이가 감기가 걸려버려

오늘 새벽 온 식구가 제대로 잠도 못자는 상황까지 되어 버려

오늘은 또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당분간 차가 나오기전까지 버스를 이용해야할 것 같다.

 

목욕탕에서 새연이는 찬물에서 수영하는 걸 참 좋아하는데,

오늘부터는 감기때문에 뜨거운 물에서만 놀다왔다.

몸이 안 좋다보니 찬물에 가고싶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많이 힘들었나 보다.

 

보습을 마치고 나오는데, 같이 탕에 계셨던 토박이분인 것 같은데,

아시는분과 얘기하시면서

나를 보며 하시는 얘기인지 몰라도 "젊은사람들이 시골에 많이 들어온다"고

한분이 얘기하시니,

다른 한분이

"실업자지"라고 하셨다.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농촌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벌어먹고 살지

못해 들어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시골에 할 일도 없는데, 뭐하러 들어오냐고, 농사지어 먹고 살기 힘들다며,

동네형님은 농한기때는 도시로 나가 일을 해야되지 않냐며 얘길하시고,,,

 

작년 귀농해서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아래위로 훑어 보시던 동네 아지매의

기억이 또 다시 떠올라 씁쓸함을 삼켰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분들께 굳이 자발적으로 가난을 선택한 것이라고,

도시에서 잘나가는 IT기업에 다녔다고 얘기하는 것 보다

좀 더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 해 본다.

도시보다 시골이,농촌이 더 나은 곳 임을 조금씩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씸히 살아봐야겠다.

 

얼른 차가 나와야지 수정이랑, 민경이도 월목욕을 끊을텐데...

잊고 지내다 차가 나온다고 하니 조바심만 생긴다.

버스와 작별을 준비해야 될지는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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