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8월 12일 일 흐리다 비
갑자기 일기예보에서 비가 내린다고 하니
초보농부는 맘이 바빠진다.
비오기전에
빨간고추도 따야하고,
깨도 두번째 털어야 하고,
녹두도 따야하고,
배추 밭에 거름도 내어야 하고,
콩밭에 노린재트랩도 설치하고...
다행히 예보상으로는 오늘은 오후부터
적은 양의 비가 내리고 내일 많이 내린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오늘 오전에 할일들을
정리했었는데,
비가 아침부터 내렸다 그쳤다 한다.
비를 맞은 깨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다시 해가 나고 날씨가 맑아진다.
우선 비가 더 오면 곤란하니 깨부터 턴다.
민경엄마는 회관옥상의 깨를 털고,
나는 콩밭의 노린재 트랩 설치와 생강밭에
웃거름용으로 오줌을 주러 가기로 했다.
방에서 빈둥대는 아이들 두놈과 함께...
민경이가 페르몬제를 작은 통에 넣어주면,
새연이가 트랩에 키워넣고 있다.
트랩에 멸치를 넣으면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진짜 멸치를 넣어서 그런지 금새 노린재들이 트랩에
찾아들었다.
밭에 가는 길 시간은 오전 11시가 넘어간다.
일 보시고 들어가시는 이장님왈
"다들 들어가는데 일하러 가냐" 하신다.
"..."
변덕스런 날씨에 갑자기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속으로 얘기해 본다.
비내리다만 날씨 후덥지근하고 덥기만 하다.
점심먹고, 산청 손황 가는 길 약수터 근처의
계곡으로 갔다. 약수도 뜨고 물놀이도 하구...
아이들이 한 시간 정도 놀았나...
다시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곧 비가 내릴듯 하더니
폭우가 내렸다.
급히 철수 하고, 차에 타니 비가 잦아들었다.
집에 와 보니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 모양이다.
축담까지 비가 듬뿍젖고,
옥상에 세워둔 깨단은 날려 쓰러져 있고,
앞밭의 수수는 약간 기울어져 있고,,,
저녁무렵 미처 하지 못했던 빨간고추를 따면서
자조섞인 말을 던진다.
밝을때는 물놀이하고 일도 안하고 놀러다니다가 비에 쫄딱 젖고,
어둡고, 모기 많은 저녁에 고추딴다고 용쓴다고 ㅎㅎㅎ
오늘은 변덕스런 날씨에 하루종일 어수선한 하루를 보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