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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2.27 퇴비장 치기

2013년 02월 27일 수 맑음 따스한 날

 

오늘은 2월들어

아니 올해 들어서 가장 따스한 날이였다.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왕창 느끼게 한 날.

 

아침 식사시간~

요즘 들어 유난히

밥 먹기 전 납득하기 힘든

투정을 많이 부려

둘째 새연이를 호되게 야단쳤다.

오늘은 맘 먹고 아주 무섭고 진지하게...

돌아서고 나니 맘이 아팠다.

 

푸닥거리를 하고 나서 마당에 나오니

완연한 봄날씨에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며칠전부터 생각해 뒀던 퇴비장 치기를

맘 먹은 김에 해 치우기로 했다.

 

작년 설 전에 채우기 시작한 퇴비장.

이 퇴비장은 '똥살리기 땅살리기' 책을

참조하여 만든 생태변기에서 나온 것과

집에서 나온 음식쓰레기,

깔비(솔잎), 한약찌꺼기, 나무껍데기,

때때로 나오는 수확한 작물의 부산물 등

으로 만든 것인데,

올해는 작년보다 좀 늦게 치우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도, 거름 양도 많다.

 

 

 

이렇게 퇴비장에서 비워진 퇴비는

다시 마당에서 내년 봄까지 발효를

시켜서 밭으로 나갈 것이다.

 

작년에 발효시킨 퇴비는 며칠 전

감자 밭에 옮겨 놓았다.

 

비워진 퇴비장에는 산에서

해다 놓은 깔비로 깔기를 시작으로

다시 조금씩 조금씩 내년 봄까지 채워갈 것이다.

우리 스스로 만드는 거름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뿌듯하다.

귀농전 꼭 해 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한

퇴비만들기.

 

올해는 우리가 경작할 밭이

많이 늘어서 좀 더 많은 퇴비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틈틈히 거름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다만 아직은 젊고 힘이 있어

이렇게 퇴비를 만들수 있지만,

언젠가는 거름 만드는 일도 힘에

부치지 않을까?? 

 

계속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 된다.

 

요즘은 주변을 둘러보면,

밭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

비소식에 비료치시는 분들,

양파밭에 손 보시는 분들,

또 밭에서 풀 매는 분들,

그리고 나물캐는 분들,,,

 

오늘은 아이엄마가 밭에서

풀을 매다가 딸기담는 용기에

냉이를 한껏 캐서 들고 왔다.

 

간단히 장만해서 냉이 무침과

냉이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끓여 내어왔는데,

그맛이 일품이였다.

며칠 속이 불편해서 힘들었는데,

봄 내음 가득한 냉이를 먹고 나니

절로 나아지는 듯 했다.

 

한 겨울에도 맞 볼 수 있는

과일 중에 딸기는 그 맛이

예전 봄에 먹는 딸기 맛을 능가하는 것 같다.

동네 아재가 큰 아이 졸업이라고

정성스럽게 키우신 딸기를 한가득 주셨는데,

크기도 크고 아주 맛있었다.

아직 우리 형편으로는 쉽게 맛 볼 수 없는 것인데,

동네에 딸기하우스를 하시는 분이 있어

득을 보는 것 같다.

예쁘게 잘 살길 바라시는 마음을 전해 주시는 것 같다.

 

오늘 집앞 밭에서 작년에 옮겨 심었던

딸기 몇 뿌리를 보게 되었다.

작년 늦 봄쯤 무리하게 옮겨심어

죽지 않았을까 했는데,

다행히 뿌리를 내린 녀석들이 몇 보인다.

올해도 달콤 새콤한 맛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을 이겨낸

마늘밭의 마늘은 큰 탈 없이 잘 자라고 있다.

 

 

이제 어느덧 2월도 끝자락이다.

참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겨울이였던 것 같다.

 

3월이 되면,

감자 심을 준비도 해야하고,

구체적으로 작부체계를 준비해야 한다.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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