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3월 08일 금 맑음
날씨가 연일 따뜻하다 못해 더워진다.
겨울에 입었던 옷 대신 봄 옷을
아직 꺼내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움츠렸던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되니
해야할 일도 많아진다.
2주 뒤 감자를 심을 생각을 하며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야할 일들을
해 나가야한다.
감자밭에 거름도 마져 넣고,
밭에 풀도 매고,
씨감자 중에 아직 싹이 많이 나지 않은
감자들은 반으로 잘라 재에 묻혀서
빈밭에 구덩이를 얖게 파서 묻어야 하고,
감자밭도 갈아야 하고,
감자두둑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감자를 심어야 한다.
올해 감자 작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또 작년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주실지 모르지만,
작년에 일부 필요로 하시는 분들께 나눠드리지 못했기에
올해는 작년보다 10키로정도
더 많은 양의 흰감자를 심어보기로 했다.
자주감자의 경우는
우리가 생산한 씨감자의 양이 부족했는데,
장모님의 도움으로 어느정도 양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매년 씨감자를 장모님편으로 구하고 있는데,
근래 들어 주변분들을 보면 씨감자 구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우리도 스스로 씨감자를 키워볼려고 노력해 보지만
자주감자는 몰라도 흰감자는 씨감자를 생산하기가 쉽지
않은 듯 하다.
그래서인지 씨감자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요자가 이리저리 휘둘려야하는 상황인 것 같다.
얼마전 한 선배님이 농협을 통해서 씨감자를
구입신청을 했는데,
씨감자가 포대자루에 담겨져 배달이 되었다고 한다.
가격이 싸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종자를 제공하면서
상하고 다치기 쉬운 포장으로 배달이 되었다는 것이
농사짓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일이라고
얘기하신다.
오래전엔 농부의 손에 자기가 지을 작물의 종자가
놓여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요즘은
돈만 되면 어김없이 자본의 손이 먼저 움직이게 되어
종자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농부의 손을 떠난지 오래되었다.
그 자본은 종자를 쥐락펴락하면서
비료와 농약 등 농업자재도 꼭 필요하게 만들어
부가수입도 창출해 가고 있다.
그에 반해서 농부는 자본에 의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고비용 저수익의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래서 민새네는 내 손으로 작물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감자나 고구마나 고추등의 작물의 종자는
내 손으로 받아내거나 키워내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올해도 고구마 순을 키워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온도가 적절하지 않은 탓인지 아직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거름 더미에
고구마 담은 용기를 넣어두었다.
고추도 토종고추씨앗을 구했지만,
고온을 유지하기 힘들어서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매년 마늘주아를 키워 마늘종자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올해 키운 2년 생 주아는 가을엔 종자로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초년생 주아를 겨우내 방한용으로 비닐을 덮어 두었다가
오늘 드디어 비닐을 벗겨 준 것인데,
비닐안에 엄청 따뜻했었는지 마늘주아가
풀들과 함께 많이 자랐다.
비닐을 덮어주지 않은 주아는 조금 약해 보인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것도 많고,
경험해야할 것도 많은 새내기 농부인지라
뭐든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종자에 대한 욕심은 버리지 않는
고집스런 농부가 되고자 한다.
'시골살이 >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15 때가 되면 (0) | 2013.03.16 |
---|---|
03.14 두둑만들기 둘째날 (2) | 2013.03.14 |
03.13 감자밭 두둑만들기 첫째날 (0) | 2013.03.14 |
03.07 감자밭 만들기 (0) | 2013.03.08 |
02.28 거름뒤집기 (0) | 2013.02.28 |
02.27 퇴비장 치기 (0) | 2013.02.27 |
01.04 땀흘려 좋은 날 (2) | 2013.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