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04일 목 맑음
도시 텃밭을 하면서 꼭 해보고 싶지만
하기 힘든 것이 두가지 있었다.
그 하나는 자가 거름 만드는 것이었다.
농사 지으면서 땅도 비옥하게 만들고,
작물도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거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몇 천원주고 사서 뿌리는 것 보다
음식물쓰레기부터 밭의 부산물, 똥과 오줌까지도 다
퇴비화 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웬만한 부지런함과 자기의지가 아니면
자가거름을 만드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거름자리 하나 만드는 것도 주변의 눈치를 많이 봐야하니깐,,,
이렇게 거름하나라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귀농을 선택해야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귀농지를 정하고 빈집을 구해서
처음으로 만든 것이 생태화장실(왕겨변기)였다.
이건 마늘밭용거름으로 쌀겨랑, 왕겨, 각종 밭부산물(수수대,마늘대,마늘껍질등)과
무항생제 계분을 섞어 만든 것이다.
두번째는 작물의 씨앗을 채종해 보는 것이였다.
시중 종묘상에서 파는 종자의 경우 유전자조작이니,
약품처리니 하면서 다음세대로 이어갈 수 없는 불임씨앗이다.
종묘회사가 돈을 벌기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이였을 것이다.
하나의 생명을 담고 있는 씨앗이 자본의 힘에 의해
땅에 뿌리내려 스스로 자랄 수 있는 본능과
대를 이을려는 생식의 기능이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종묘회사의 씨앗은 2세대가 되면 기형화 된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매년 씨 뿌린 작물의 종자를 받는 것이
아직 초보농부에게는 힘든 일이다.
수확이며, 갈무리며, 심지어는 각 작물의 파종법도
아직은 낯설기만 한 초보농부이기에 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채종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나 뭐든 쉽게 얻은 것은 그만큼 빨리 잊어버리게
마련일 것이다. 조금씩이라도 제대로 실천해 나가야
차곡차곡 그 노하우가 쌓일 것이다.
올해로 마늘주아 농사가 두해째가 된다.
6월 수확한 마늘쫑에서 나온 초년생주아와
1년생, 2년생 마늘주아가 수확물이다.
그 중에 올해는 초년생 주아를 좀 일찍 9월 초순경에 심었다.
내년 통마늘로 키워볼까해서 인데,
여기저기 조금씩 올라오긴 하지만 아직은 자라는 풀에
치일정도로 약하기만 하다.
며칠전 아이엄마가 풀을 매어줘서 그나마 주아가 좀 잘 보인다.
위사진의 거름을 밭에 내고(고추심었던 밭),
올해 수확한 1년생 스페인산 마늘 주아를 심기로 했다.
작고 뽀족한 골타는 괭이로 골을 타고,
일반 마늘종자처럼 간격을 충분히 두고 심었다.
제일 왼쪽은 초년생 주아가 심어졌고,
그옆엔 쪽파, 그 옆엔 오늘 심은 1년생 마늘주아가,
그 옆엔 당근이, 그 옆엔 오늘 심은 토종시금치랑 유채(시나나파)가 심어졌다.
9월초에 수수가 빨리 익는 듯 하더니,
다 베고 마늘을 심어야하는데도
수수가 아직 다 익질 않는다.
여기저기 많이 베고, 뿌리도 뽑고 있지만
아직도 밭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마늘 파종을 더 늦추기 힘들어 주말쯤에는
다 벨려고 하는데,
줄기를 최대한 길게 베어서 세워 말려야 할 것 같다.
밭 한가운데 유별나게 쏟아나 있는 수수인데,
볼때마다 떠꺼머리총각이 생각난다.
씨감자용 자주감자는 수수에 가려
해를 많이 보지못해서인지 부실해 보인다.
이놈들은 캘때 쯤에 어느정도 알을 키울지 궁금하다.
이제 자주 솎아 줘야할 시기이고,
북주기도 해 줘야 할 시기가 지난 모양이다.
아직은 세세한 부분까지 척척 알아하지 못하고,
항상 한발 늦게 대응한다.
동네아지매의 무우나 배추를 보면 비교가 된다.
물론 비료주고 약을 치시기도 하시지만,,,
동네아지매의 그 연륜을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다.
땅콩 캔 자리에 무우를 더 파종했다.
나무밭 오르는 길에 본 하늘 구름과 파아란 하늘이
눈에 확 들어온다.
요즘은 낮엔 햇살이 따갑고,
밤엔 서늘한 공기가 차갑다.
한낮엔 모기가 극성이다.
이게 가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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