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369) 썸네일형 리스트형 남자들의 수다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이 시골사는 친구라고 찾아 왔습니다. 주변 아시는 분에게 받은 솥뚜껑을 처음으로 개시했습니다. 일명 솥뚜껑 삼겹살 파티가 열리게 되었지요. 나이 오십이 되었지만, 어릴적 모습 그대로인 친구들... 능수능란하게 고기를 굽는 친구도, 술한잔 하지 않고도 늦게까지 수다을 떤 친구도 오랜 친구를 만나기 위해 퇴근 후 시외버스를 두번이나 갈아 타고 온 친구도 전화로 오지 못한 친구와 얘기하며 무척이나 반가워 밤 늦게 도록 이어진 수다가 동네 방네 울려 퍼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찾아 온 친구까지 독수리 5형제처럼 다섯친구가 모였습니다. 간만에 웃고 떠들었던 날이였네요. 민새맘이 남자들의 수다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만, 그 여운이 참 오래 갈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이 불빛이 보이나요? 다리 건너 나무밭 가는 길은 논 옆 농로를 지나갑니다. 저녁 먹고 달빛이 비치는 논 길 옆을 지나가는 길에 약하지만 선명하게 깜빡이는 불빛. 발걸음을 멈추고, 숨소리를 낮춰 지켜봅니다. 아래 사진에서 여린 불빛이 보이시나요? 9월초 논도랑 옆 수풀 사이에 보이던 불빛의 정체는 늦반딧불이의 애벌레 꽁지에서 비치던 불빛이였습니다. 지금은 그 애벌레가 성충이 되어 불빛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쉽게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으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더군요. 담에 기회되면 담아보겠습니다. 시골 아궁이가 아직... 오늘 가회면 새마을에서 사랑의 집고쳐주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1년에 한번 있는 행사인데요. 오늘 찾아간 곳에서 오래된 유물같은 곳을 보고 왔네요. 어릴적 외할머니댁에서나 봤었던 그 시골 정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즉석에서 새마을 지도자 부녀회장님이 정지에서 밥 하는 장면을 연출해 주시더군요. 이제 사라져 가는 모습이기에 재밌고 반갑기도 했지만, 오랜 세월동안 힘들게 부엌살림을 해 오신 아지매의 주름살이 애잔하기도 했었습니다. 민새맘의 잔꾀 ^^ 요즘 매일매일 마늘쪽분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희가 수확 저장해 뒀던 마늘 부터 종자용으로 분리를 하고 있습니다. 마늘쪽분리하면서 종자용으로 쓰기 힘든 것들만 따로 빼두었는데, 어제 밤늦게까지 둘이 앉아서 깠답니다. 그걸로 민새맘이 마늘장아찌를 담는다고 했었는데요. 오늘 아침 판을 벌렸습니다. ^^ 판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한가요. ㅋㅋㅋ 어제 까서 씻어 놓은 마늘을 꺼내고, 2년전에 담아뒀던 마늘장아찌에서 마늘만 건져내었습니다. 남은 장아찌 국물을 재활용합니다. 사실 이 국물은 10년가까이 추가 추가하면서 재활용해온 것이라고 합니다. ㅎㅎㅎ 이제 마지막 단계. 남은 장아찌 국물에 마늘을 투하. 국물이 부족하다면 간장, 매실청, 조청, 식초 등등 취향에 맞게 조금씩 넣어 맛을 맞추면 된다고 하는군요... 쓰러진 나무 이번주 월요일 마치 장마처럼 비가 내렸었습니다. 하루종일. 민새맘이 그 비가 새벽으로 접어들면서 아주 세수대야를 그대로 붓는 것처럼 비가 내렸다고 하더군요. 예보 상으로도 20~39미리가 될거라 했었는데요. 그것보다도 더 많은 비가 내린 모양이였습니다. 폭염에 조금이라도 내려주길 바랬던 그 여름에도 내려주진 않던 비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무밭으로 가는 길이 막혀 버렸다고 돌아가라는 부녀회장님의 조언을 듣고 바로 돌아서 나무밭으로 갔었습니다. 볼일을 보고 궁금해서 막힌 길로 가보니 정말 큼지막한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더군요. 학교 마치고 돌아온 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문장처럼 큰 장수가 쓰러진 것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나무가 너무 멋지게 생겼던데, 안타깝다고... 길을 뚫는다고.. 박잎 찌지미 ^^ 닭장 위를 뒤 덮은 박줄기가 갈 곳을 잃어 닭장 지붕아래로까지 축 쳐져내려옵니다. 한 여름 닭장 안의 기온 상승을 막아 주기를 바랬었는데요. 가뭄이 계속되면서 뜨거운 폭염이 한창일땐 닭장 지붕을 반도 덮어주지 못하더니 비가 며칠 내려주니 지금은 이렇게 여기저기 줄기가 뻗어나가고 지붕도 완전히 덮어 버렸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 뒤늦게 필요없이 많은 비가 며칠 내렸지요. 비 그치면 확인해 볼려고 했던 지붕 위 박들이 이렇게 많이 나왔습니다. ^^ 이쁘게 익은 것도 있고, 너무 익어버린 것도 있고 그렇네요. 곧 민새맘은 이 박들을 썰어서 말리는 일이 시작될 겁니다. 며칠전 풍성한 박 줄기를 보고 그 잎을 이용해 민새맘이 특별 저녁메뉴로 박 찌지미를 해 줬는데요. 처음 맛본 찌지미인데,,, 그 맛이 신선한 .. 볶음밥 밑작업하기 겨우 라면 끊이기, 달걀 굽기 정도가 할 수 있는 요리의 전부입니다. 맘 한켠에선 나도 요리 좀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도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요리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속에서 전혀 그려지지 않거든요. 그런 저와 달리 큰아이 민경이는 음식 하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딸아이 이기때문에 당연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관심을 갖고 할려는 모습이 이쁩니다. 오늘 보니 둘째 새연이도 음식 만드는 것이 재미 있어 하더군요. 오늘 저녁메뉴로 민새맘이 아빠표 볶음밥을 주문했는데요. 요리에는 정말 소질이 없는터라 선뜻 답을 못하니 잠시 오평아지매댁에 다녀올동안 밑작업이라도 해두라해서... 볶음밥 밑재료 작업으로 감자, 양파, 가지, 호박 썰어놓기. 둘째 새연이랑 작은 도마위에서 제멋대로 칼질을.. 녹차라떼 ㅠㅠ 처가댁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창녕읍 군청에서 창녕 이방면까지 두루두루 다니며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가버리더군요.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합천창녕보를 건너왔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처가댁 땅들은 강변부지로 다 들어가고, 넓은 마늘 농사 짓던 논들은 풀과 그사이 사이로 만들어 놓은 산책로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마늘 수확철만 되면 이곳에서 날리는 먼지 마시면서 마늘을 뽑고, 자르고 또는 묶어 경운기에 실어 나르던 그 분주하던 모습들이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유유히 흐르던 낙동강물은 자연스러운 물길을 인간의 욕심으로 훼손하고 보를 세워 막아 놓은 탓에 녹색의 죽은 강물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몇 십조가 넘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한 4대강 사업의 폐해..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