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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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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소박한 살림 2015년 09월 13일 일 맑음 어제 양파파종은 무사히 마쳤다. 양파 묘가 자라는 동안 밭엔 가을을 알 수 있는 작물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차지한다. 잦은 폭우에 살아 남은 배추도 며칠전 뿌린 시금치도 하나씩 싹이 올라오고, 선배님한테서 얻어온 가을 양배추 모종도, 시금치와 같이 뿌린 겨울초(유채)도 발아가 잘 되었다. 하얀 꽃들이 달리기 시작한 들깨 꼬투리엔 꿀을 모으려는 벌들의 앵앵 거림이 요란하다. 알곡이 아직 영글기 전인 율무는 푸른 기가 많고, 조선오이는 한참 더운 여름에는 구경하기도 힘들더니 서늘한 가을이 되니 여기저기 달려 싱싱한 맛을 전해주고, 여주는 아직 낯설긴 하지만 잘 썰어 말려 차로 마셔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애호박 밥상의 신선한 나물이 되어줄 것이다. 하루 하루 충실히 살아가다..
그놈이 니놈 ^^ 요즘 밤에 우리집 강생이가 아니 지금은 아줌마정도 되는 진이가 자꾸만 짓는다. 앞집에서도 시끄러운지 진이를 부른다. 조용해라는 의미로... 나도 몇번을 나갔다 왔다 했다. 나가서 자세히 보니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였다. 발로 뭔가 건드리다 움찔놀라며 물러서고 그러다 뭔가를 입에 물고 나오는데 그놈이 바로 알밤이였다. 진이 집뒤가 뒷밭인데 밤나무가 우리집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기에 며칠전부터 밤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겁 많은 진이는 이게 뭔가 한 모양이였다. 발로 건드리니 아프고 그안엔 또 뭔가가 여러 마리 들어 있고 말이다. 진이가 얼른 밤의 정체를 파악해야 할텐데...^^ 곧 떨어진 알밤 주워 삶아 먹을때가 다되어 간다.
08.26 닭들 고집(?) 2015년 08월 26일 수 맑음 태풍이 지나간 뒤 화창한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다. 흐린 날씨에 서늘한 기운도 낮엔 뜨겁기만 하다. 햇볕이. 오늘은 녹두를 거의 다 뽑아내고 무 밭을 만들었다. 거름을 내고, 손쟁기로 밭을 갈다보니 굼벵이가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한마리 한마리씩 잘 모아 닭 들에게 주니 순식간에 금새 먹어 치워버린다. 꽤 많이 잡아줬는데, 채 몇초도 걸리지 않는다. ^^;; 요놈의 닭들의 웃기는 얘기 하나 해 볼까나~ 저녁무렵만 되면 닭장이 소란스럽다. 아니 요란스럽다. 난리가 아니다. 지난 5월 어미품에서 부화한 10마리의 병아리가 이제 어느덧 중병아리 또는 중닭이 되었는데,,, 저녁이 되면 잘 준비를 하며 횟대에 올라 앉는다. 한마리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녀석들이 난리법썩..
08.25 태풍 고니 곤하게 가는가 보다 2015년 08월 25일 비 태풍 태풍의 여파로 낮시간엔 물폭탄처럼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우선 어린 배추모종이 물폭탄에 제대로 견뎌낼수 있을지, 또 거친 바람에 밭과 논의 작물들은 피해가 없을지 태풍은 항상 걱정을 동반 한다. 그 와중에 이른 아침 비 내리는 논에 통발을 놓고 밭으로 가 본다. 젤 먼저 쓰러진 수수가 보이고, 키도 작은데도 말이다. 그 옆으로 콩도 바람 불어오는 방향으로 넘어가 있다. 젤 먼저 심은 쥐눈이콩이다. 팥도 여기저기 쓰러져 있다. 점심 무렵 물 폭탄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비가 잦아들고 큰 일에 힘 모아보자 모인 사람들과 정다운 점심한끼 하니 걱정하던 태풍은 곤이 빠져나간모양이다.
마당아궁이 만들기 지난 5월초에 벽돌이랑 사다 놓고서 오늘에서야 아궁이 다 만들었다. 처음 두개의 아궁이를 만들려고 했으나 공간이 부족해서 궁리 끝에 하나만 만들기로 했고, 이틀만에 솥을 걸게 되었다. 아직 덜 말라서 그런지 연기가 앞으로 나온다는... ^^;;;
08.06 70년전 오늘. 2105년08월 06일 목 맑음 70년전 오늘은 우리 민족에겐 식민지에서 해방되는 결정적인 날이였다. 단순히 학교에서 배울땐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터지면서 일본은 패전국이 되었고, 우리는 해방이 되었다라는 식의 내용이였던 것 같다. 그러나 원자폭탄에 피폭된 사람들. 특히 강제로 끌려가셨던 많은 한국인들은 피폭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으로 살아 오셨다. 이런 부분은 나도 몇년전까지는 잘 기억하지 못하고 살았었다. 합천에 그 분들을 모시는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이라는 곳과 평화의 집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매년 비핵, 평화대회가 합천에서 열린다. 큰아이는 어제 전야제부터 오늘 추모행사까지 합천어린이(?) 합창단에 급조되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야제 모습. 반주없이 부르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07.17 다 제자리에서..잘 2015년 07월 17일 금 흐림 태풍이 지나가고, 장마에 의한 것인지 연일 흐린 날씨가 계속된다. 바쁜 일상도 있지만, SNS라는 또 다른 생활의 편리에 블로그에 글 쓰는 일도 쉽게 뒤로 밀려 났다. 사진 찍는 것도 자연스레 귀찮은 일로 되어 버린 듯 하다. 모처럼 태풍 뒤 밭에 올라 둘러보고, 그 모습을 찍어 봤다. 감자와 밀심었던 자리엔 콩이 푸르름을 보태고, 거름 더미옆 밭 입구엔 크게 자란 수수 모종을 옮겨 심었다. 태풍에도 푸른 어린 감이 달렸고, 논엔 땅내 맡은 모가 옆으로 벌어지고, 제초일꾼 우렁이가 군데군데 모에 분홍색 알을 낳았고, 미꾸리지 잡이 통발이 논 한구석에 자리 했다. 지난 봄에 어미 품 속에 깨어난 열마리의 병아리들이 어느새 중병아리가 되었고 어미닭은 더운 여름날 다시 고난의..
아리의 탄생 지난달 4월 18일 깜순이가 산란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더니 그 뒤부터 쭉 산란장의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모아뒀던 달걀을 꺼내어서 깜순이가 자리 잡은 곳에 넣어 줬다. 그렇게 삼주하고도 하루가 지나자 어미품 속에서 가녀린 병아리 소리가 들리더니 이렇게 예쁜 껌정 병아리가 나왔다. 알에서 막 깨어나와 힘들게 세상과 만나볼려고 하지만... 이 녀석은 세상과의 인연이 너무나도 짧았다. 총 10마리가 정상적으로 부화가 되었다. 미처 세상구경을 못한 녀석들도 좀 된다. 지금까지 열마리의 병아리는 어미닭의 보호 아래 잘 자라고 있다. 꽁지도 나고, 날개깃도 쑥쑥 커지는 것이 하루가 달라진다. 곧 암 수 구별이 가능할 시점이 될 것 같다. 기왕이면 암병아리가 많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