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타작 한 뒤 양파나 마늘을 심거나 사료용 풀씨를 뿌리지 않은 논들은
겨울부터 봄까지 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빈 논입니다.
보통 2모작 하시는 분들 빼고는 겨우내 빈 논은 타작 한 그대로의 상태입니다.
그러다 봄이 다 되어가면 논의 흙들이 조금씩 뒤집어 지기 시작합니다.
논에 쟁기질을 하기 때문입니다.
민새네도 쟁기질 한번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매년 그냥 지나쳐 온 것이 올해로 6년째가 되었습니다.
그 첫번째 이유가 혹여나 쟁기질 해서 논이 고르지 않게 되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구요.
두번째 이유는 경운기에 붙어 있는 로터리를 떼어 내고,
쟁기를 달아야 하는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이였습니다.
그렇게 위 두가지 대표적인 이유로 논 농사 시작한 이래로 몇 년 동안 한번도 하지 않았던 쟁기질을
어제는 큰 맘 내어 드디어 해 보게 되었습니다.
쟁기질을 하면 밑에 있는 흙을 뒤집어 줌으로써 땅도 숨을 쉬고, 흙도 순환시켜 줄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논은 모내기 한 뒤에 풀들이 많이 올라와 매년 논에 들어가서 풀을 매 줘야 했었는데,
이번 쟁기질이 풀을 잡는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봅니다.
우선 맘 부터 먹었으니,
로타리를 떼어 내고, 쟁기를 다는 작업부터 시작했는데요.
작년 한번 해 본 기억을 더듬어 해보니, 걱정한 것 만큼 크게 번거롭지는 않았습니다.
쟁기의 무게가 무거워서 힘이 좀 들긴 했지만 말이죠.
뭐든 해보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논에 쟁기를 단 경운기를 옮겨 놓고 나니,
어떤 식으로 쟁기질을 해야하는지 막막하더군요.
미리 동네 아재한테라도 여쭤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미 때는 늦었고, 어째 하다보면 요령이 생기겠지 하면서 경운기 시동을 걸었습니다.
쟁기 날 방향(흙을 떠 넘기는 방향)과 쟁기 날의 깊이(날이 흙에 들어가는 깊이) 조절 법을
몇 번 연습해 보고 출발.
첫 시작부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질 않아 제대로 뒤집지 못한 곳도 있고...
흙 뒤집는 양도 많았다가 적었다가...ㅠㅠ
이리 정신없이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날은 몇 번 해 보니 요령이 생기더더군요.
한쪽 바퀴가 흙 뒤집어 생긴 골을 따라 가도록 하니 깊이도 적절하고,
그 바퀴 바로 뒤쪽에 쟁기날을 위치시켜서 진행하니 고르게 흙을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은 참 많이 걸리더군요.
어제 몇시간 하고 오늘 다시 오전부터 이어서 한 쟁기질이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보이기 시작할 정도로요.
겨우 300평정도 밖에 되지 않는 논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게다가 거의 마칠 무렵 방심한 탓에 경운기가 두렁을 타고 가다가
경운기가 그만 뒤집어져 트렉터까지 투입되는 일까지... ㅠㅠ
저 멀리 보이는 트렉터가 급하게 투입된 녀석인데요.
논도 늘고 해서 중고로 트렉터 한대 장만했더니
이럴때 요긴하게 쓰여지기도 하더군요. ㅋㅋ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다른 논의 뒤집어 진 흙들 보면서 많이 부러워 했었는데,
우리 논에도 흙들이 뒤집어 있으니 참 기분이 좋더군요.
내년에도 꼭 뒤집어 줄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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