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3월 16일 토 맑음
처음 낯설고 어렵기만 하던
농사일이 한해두해 지나면서
아직 서툰부분이 많긴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꼼꼼한 기록들 덕분에
일이 순조롭게 차근차근 진행되어 간다.
이번주 내내 고생한 결과
오늘은 감자심는 날이다.
예년보다 10일정도 빨리 진행되는 것 같다.
씨감자를 눈을 확인해 가며
잘게 썰어 재에 묻혀 본밭으로 가져왔다.
토요일이라 아이들도 같이 밭으로 왔다.
큰아이는 한번은 엄마를, 한번은 아빠를 따라다니며
씨감자를 전달해주거나 땅을 파주거나
감자를 심고 옆으로 옮겨 갈때마다
감자 담긴 대야를 옆으로 옮겨준다.
엄마랑 무슨 얘길 하는지...
일을 도와주어서 좋기도 하고
우리밭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또 좋다.
둘째 놈은 잠시 씨감자 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두둑을 넘어 다니기 시작하더니
호미만 들고 딴청만 부린다.
어디서든지 혼자서 잘 노는 녀석이
기특하기도 하다.
잘라간 감자를 다 심고 돌아와
땅에 묻어 둔 씨감자를
꺼내어 보러 집앞밭에 갔다.
아직 씨감자에 눈이 많이 나지 않아
조금 더 묻어둬야할 것 같았다.
씨감자를 확인하고 마늘밭을 둘러보다가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어나 있었다.
뒷집 어르신이 며칠전 밭두렁을
태우셨는데,
그냥 두렁을 태우셨구나 하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이 그것만이 아니였다.
건너편 밭두렁을 태우시면서
그 불씨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으시고
자리를 비우신 사이
불씨가 우리 마늘밭으로 옮겨 붙은 것이다.
겨울 방한용으로
볏짚 썰어 덮어 놓은 것에
불이 붙었던 모양이다.
볏짚은 까맣게 타고
마늘은 잎이 노랗게 타버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
황당한 것은 뒷집 어르신은
이렇게 된 것도 아시지 못하고 계셨던 것이다.
이제 날씨가 따뜻해 지고
잘 성장해 나가는 것만 남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까맣게 타버린 마늘밭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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