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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03.26 때가 되면2

2013년 03월 26일 화 맑음

 

뭐든지 내 손으로 키워내 보고자 했기에

귀농 첫해부터 이것저것 씨들을 포트에 넣고,

모종을 많이 키워보았었다.

 

그런데 유독 고구마랑 고추 라는 고씨 성을 가진

작물들은 쉽지가 않았다.

 

추운 겨울에 파종을 해야하기에

어느정도 따뜻한 온도를 유지시켜줘야하는데

우리집은 그런 환경이 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고구마의 경우는 누구의 집에서는 묻은지

사흘만에 순이 나왔다느니,

저글저글 끓는 구들방에서는 금방 순이 나왔다느니,

들리는 소문은 참으로 부럽기만 했었다.

 

두해정도 실패를 경험삼아

올해는 최대한 온도 유지에 신경을 써보고,

습도유지도 신경을 써줬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덧 아래 사진처럼 예쁜 고구마 순이 나기 시작했다.

3월에 접어들면서 방안에 두었던 고구마를

집안의 퇴비더미에 묻어두었더니 묻은지 2주정도 만에

순을 내기 시작했다.

고구마는 몇번의 실패 끝에 고구마 순을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열이 필요함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이지만 너무 일찍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창녕에 계시는 organic님의 말씀처럼 3월에 열이 잘 나는

거름더미에 넣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고추도 이리저리 궁리하다보니

어리지만 이렇게 예쁜 모종이 탄생했다.

이제 곧 가식해서 좀 더 잘 키워야 할 것이다. 

때가 되니 이런 저런 궁리하며 농사짓게 된다.

 

어제부터 쟁기질을 하고 있다.

밭을 갈고, 평탄화까지 혼자 힘으로 한다.

지나가시는 분들이 보시면서

신기해하시기도 하고,

기계하나 장만하라고도 하시고 그런다.

 

큰 밭을 조금씩 천천히 밀고 나가면서 밭을 간다.

기계를 쓰지 않는 농사 언제까지 가능할까?!

 

무모한 짓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때가 되면 조금씩 천천히 노력한 만큼

땀방울 흘린만큼 좋은 땅이 만들어지면

기계없이도 농사 지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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