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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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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부엽토 2016년 02월 23일 화 맑음 오늘은 오랜만에 땀 좀 흘렸다. 곧 2월도 다 흘러가고, 이 겨울을 이렇게 흘러보내도 되는지 살짝 걱정이 된다. 해야할 일들이 줄어든 것인지 너무나도 편안한 일상으로 흘러간다. 어제 잠자리에 들기전 민경엄마는 오늘 할일들을 적어 놓았다. 나무도 하고, 밭에 풀도 매고, 콩도 고르고, 땅콩도 까고... 슬슬 계획을 세워야할 시기가 되어가기도 하고, 몸도 마음도 조금씩 새 농사를 준비해야한다. 오전엔 양파밭, 마늘밭, 아무것도 없는 밭에 풀 맸다. 맨 풀들은 거름더미에 일부 넣고, 나머지는 닭이랑 토끼들 줄려고 가져왔다. 토끼들은 풀을 보면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산에 올랐다. 둘째 놈도 데려갈려고 애를 써보지만 가기 싫다며 뒤로 빼고, 민경엄마랑 둘이서 산의 부엽토를 긁어오..
02.21 이르지 않은 아침 2016년 02월 21일 일 맑음 의도적으로 미룬 일은 아니지만, 우찌하다보니 자꾸 미뤄진 거름 만드는 일. 오늘은 첨 마음 먹은 시간보다는 많이 늦었지만, 그래서 결코 이르지 않은 시간이였지만, 더 미루지 않기로 맘 먹고, 자리를 털고 밭으로 나왔다. 1월초에 친 닭장 계분, 갈비(소나무잎), 정미소에서 산 쌀겨, 우리집에서 나온 왕겨, 오줌 등이 밭에서 준비되어 있었다. 한층 한층 켜켜이, 계분과 쌀겨, 왕겨 또는 갈비, 등의 순으로 쌓았다. 처음 바닥에서 10Cm 정도 되던 거름 높이가 몇번 쌓았더니 제법 높아졌다. 옆에 미리 만들어 둔 것과 비교하면 조금 낮았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할 때이다. 미뤘던 일이 정리되니 마음도 가벼워진다. ^^
02.10. 보리파종 2016년 02월 10일 수 맑음 설 연휴 마지막날 날씨는 포근한 것이 봄 날씨다. 모처럼 밭에 나와 본다. 마늘밭은 몇 주전 강추위 이후로 많이 움츠러들었지만, 그나마 밭에서 볼 수 있는 푸른기 이다. 그 옆 양파 밭은 앉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양파가 어디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찬찬히 양파 밭을 삥 둘러보면서 많이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예 보이지 않을정도는 아닌듯 하다. 봄에 땅을 뚫고 나오는 녀석들이 오늘 보는 녀석들만은 아니길 바래 본다. 시기를 계속 놓쳤던 보리 파종을 오늘에서야 해 내었다. 알곡을 거두기 위한 파종은 아니다. 봄에 자란 어린 보리순을 거두기 위한 것이다. 잘 말려 가루를 낸 보리순 가루를 찾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올해도 늦게나마 뿌리게 되었다. 한줄 길게 ..
01.02 새 신명으로 2016년 01월 02일 토 흐림 2016년이라고 날짜를 쓰는 손이 낯섬을 느낀다. 어느덧 민경이가 태어난 2000년에 16이라는 숫자가 더 붙었다. 작년 끝자락에 한일협상 소식을 접하며 씁쓸하고 분통터트리며 한해를 보내고 맞이한 새해는 하필 말하기 거시기 한 병신년이다. ^^;; 둘째 놈은 우스게소리라며 올해는 무슨 년? 하며 질문을 던지며 마냥 재밌어 한다. 올해 첫번째 일로 작년에 마무리하지 못한 거름 만들기 작업. 작년에 일부 만들어 놓았던 거름더미를 섞으면서 옆자리로 옮기고, 빈 자리에 새롭게 재료들을 섞는다. 먼저 파쇄한 작물 부산물을 바닥에 깔고, 쌀겨, 계분을 넣어 섞고, 그 위에 다시 부산물 파쇄한 것을 덮고, 몇개월 삭힌 오줌을 뿌려주었다. 그 위에 다시 쌀겨랑 계분을 섞는 작업을 다시..
12.11 갈비 덮기 2015년 12월 11일 금 맑음 비내려 땅이 촉촉할때 산에서 긁어 모아 놓았던 갈비를 덮어줬다. 매년 하는 마늘용 피복작업이다. 올해는 겨울인데도 날씨가 따뜻하고, 일찍 심은 탓인지 마늘의 성장세가 좋다. 그러나 갈비를 덮기에는 줄기들이 많이 길어버려서 하나하나 헤치고 덮을려니 쉽지가 않다. 큰 갑바에 가득 담아 온 갈비도 얼마 덮지 못하고 바닥을 드러낸다. 그래도 매년 하는 이 일 만큼은 잠 자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이불 덮어주는 마음이다. 겨울 추위에 감기 걸리지 말라고 하는... 비닐 씌우면 한 낮 햇볕에 비닐 안은 온실처럼 따뜻해져 작물들은 큰 어려움 없이 잘 자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필요한 시련은 겪어야 지대로 단단하게 자랄 수 있는 법일 것이다. 비닐 대신 산비탈에서 갈비를 긁어 내리는 ..
12.03 씨래기 무 2015년 12월 03일 목요일 맑음
11.19 가을장마 2015년 11월 19일 목 흐림 올 해 여름보다 더 긴 가을장마다. 그리도 가물더니 이렇게 비가 많이 온다. 게다가 가을답지 않은 더운 날씨에 모두들 하나같이 이놈의 날씨라며 한소리씩 한다. 며칠내리던 비가 그쳤다. 그러나 하늘은 잔득 찌푸린 흐린 하늘이다. 흐린 하늘만큼 마음은 무겁다. 이런 무거운 마음을 풀어주는 반가운 문자 한통. 얼마전 주문한 고구마랑, 생강이 너무 좋았다는 한 분의 신나는 문자였다. 농부는 이럴때 절로 흥이 나게 된다. 또 고구마와 생강을 주문해 오시고, 연일 내린 비와 햇볕 한번 보기 힘든 요즘이라 생강을 파 와서 젖은 흙을 말려야 털 수 있을텐데... 또 하나의 걱정이 생긴다. 그래도 삽으로 떠내는 생강을 보면 뿌듯해진다. 모처럼 양파밭으로 나섰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진..
11.01 된서리 2015년 11월 01일 일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