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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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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의 졸업식 어제는 저희 면에 있는 가회중학교 졸업식이였습니다. 곧 둘째 새연이가 입학하게 될 중학교이기도 합니다. 이번 졸업식은 총 15명이 졸업생이 배출되었는데요. 특이한 것은 그 중 13명의 학생은 연세가 높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셨습니다. 3년전 중학교 전교생이 20명이 채 되지도 못하게 된 상황이였었습니다. 그해 입학생이 겨우 2명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가회중학교에서 고민 끝에 중학교 과정을 밟지 못하신 지역내 노인분들의 만학의 꿈을 채워드리면서 학생 정원도 늘리는 방식을 선택하였던 것인데요. 그때 입학하신 분들이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된 것이지요. 전 다른 일때문에 졸업식을 참석하게 되었는데, 노인분들은 생각 못하고, 학생 2명만 졸업하는 날이라 식장이 썰렁하리라 생각했었는데요. 정반대로 많은 내빈 ..
책책책 책장에 꽂혀 있는 녹색평론. 귀농전에 혹시나 책이 다칠까봐 책꺼풀까지 해 가면서 아끼며 보던 책이였었습니다. 귀농을 앞두고 회사생활을 정리하던 2009년도와 그 전년도에 열심히 보았던 책이였습니다.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자긍심, 자부심을 갖게 해준 고마운 책이였었지요. 귀농 후 시골살이에 정신없어 지금껏 잘 챙겨보지 못한 녹색평론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새네의 시골살이를 초기부터 민새네 곡식들의 팬이 되어주시고, 넉넉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던 분께서 이시대의 고전같은 책이라고 몇 십년동안 봐 오시던 책을 이제 농부인 저한테 선물로 보내주신다고 하시면서 과월호 20권과 1년치 정기구독을 신청해 주셨습니다. 이리 또 소중한 마음을 넙죽 받게 되었습니다. 신년호의 글들이 눈에 속 들어옵니다...
박물관 관람 둘째 새연이의 개학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방학시작하면서 부터 박물관 관람을 숙제로 선택한 새연이를 위해서 처음엔 대전이나 먼 나들이겸 해서 잘 준비해서 다녀올까 했었는데... 한가한 겨울임에도 마을에서 강정하느라 바빠지면서 겨우 오늘에서야 진주에 있는 청동기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진주시 대평면에 위치한 청동기박물관은 대평면에 청동기 유물과 유적이 발견되면서 조성된 박물관인데요. 남강이 흐르는 곳에 있어서 경치는 참 좋았습니다. 2층 전시실 앞에 오래된 사진첩들. 대평면 수몰지역의 옛 사진들인 것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대신 국민학교라는 이름의 사진들과 한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들이 생소해 보였습니다. 청동기시대의 대평면은 옥이 많이 생산되어 옥으로 물물교환했으며, 강이 가까이 있어서 비옥한 농토..
졸업식 큰아이 기숙사 생활 3년을 마치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공립형 대안학교다 보니 졸업식도 틀에 박힌 그런 졸업식이 아니였습니다. 졸업생과 학부모가 서로 마주보며 둥글게 앉아 3년간의 기억과 기록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첫 입학식때의 아이와 선생님의 포옹처럼, 그 포옹을 시작으로 입장해서 그 포옹을 끝으로 졸업식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각 개인에 맞는 행복상도 일일이 다 수여 되었습니다. 민경이는 나이팅게일상을 받았더군요. 입학식때는 선생님들이 아이들 하나하나 발을 씻어주셨지만, 졸업식때는 그 동안 선생님의 보살핌에 보답하며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어드렸습니다. 졸업생 학부모들이 함께 부른 졸업의 노래도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습니다. 저도 뒤늦게 합창곡..
새해 선물 몇 해전부터 학창시절 동아리 친구가 보내주는 달력입니다. 올핸 몇번 받아보았던 달력에 비해서 꾸밈이 달라졌습니다. 스프링으로 한장한장 묶여졌던 것이 소박한 끈으로 바뀌었구요. 작물의 파종시기, 별자리 보는 법, 증폭제(작물의 생장을 도와주는 제재)를 만드는 법도 상세히 나와있네요. 새해가 다가오면 의례히 하나씩 받게 되는 달력인데요. 농부에게는 소중한 선물로 다가오는 귀한 농사달력입니다. ^^ 올 한해도 이 달력과 함께 농사 잘 지어 보겠습니다.
새해맞이 아빠표 떡국 어제가 2018년 마지막 날 이였지요. 둘째 새연이가 일정표 달력 1월로 적어야한다고 일정표를 사진 찍어놓아라해서 찍었는데요. 일정이 적힌 날이 몇 날 되지 않는군요. 적지 못한 일들이 많았던 마지막달이였네요. 근래 연말마다 민새맘이 몸이 좋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특히나 많이 앓았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들과 전 알아서 끼니를 챙겨 먹었는데요. 2018년 마지막날 저녁은 너무 간소해서 밤 늦게까지 배가 고프더라구요. 그래서 떡국을 끓여 볼까 레시피를 검색해 보았는데 배는 더 고프고 했지만, 새해 맞이 떡국으로 생애 첫 아빠표 떡국을 준비해 보기로 했었습니다. ㅎㅎㅎ 드뎌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고, 어제의 다짐은 조금 무색해질려고 하는 아침이였지만, 레시피대로 바쁘게..
졸업앞둔 큰아이에게 큰아이가 어느덧 졸업을 한달도 채 남겨놓지 않았습니다. 공립형 대안학교를 선택해 3년동안 기숙사 생활을 해서 그런지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 듯 합니다. 며칠전 학교에서 두번째 졸업여행을 갔었는데요. 첫번째 졸업여행이 너무 실망이 커서 다시 한번 더 가게 된 것 같은데요. 좀 이해가 안되는 학교 일정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끼리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했었지요. 그때 학부모 동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담임선생님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며칠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제출 기한을 훌쩍 넘기고 뒤늦게 만들어 보냈습니다. 큰아이 때문에 아빠 숙제하느라 며칠 고생해서 겨우 만들었네요. ^^ 나름 아이가 동영상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감사하다고 문자가 왔네요. 이제 스무살이 될 텐데, 새로운 환경에서 ..
끝내 멧돼지를 만났습니다. 요즘 뒷산에 올라 누군가 베어 놓은 나무를 잘라서 지게지고 수레에 실어 오고 있습니다. 민새맘이랑 같이 매일 조금씩 산에 오르는데 바닥났던 장작더미가 채워지니 재미가 솔솔합니다. 어제는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리고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었는데요. 민새맘도 다른 일이 있어서 혼자 집에 있었는데, 오후부터 비가 그쳐서 이런저런 일 마치고 오후 4시 무렵 산에 올랐습니다. 몇 주전 이른 아침에 산에 장작하러 올라갔다가 숲에서 쓰쓰하는 소리가 들려 놀라서 급히 그 자리를 피했던 기억이 있었는데다가 비온 뒤라 산에 오르는 느낌이 조금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이 산에 마을에서 그믐달에 산신제를 지내는 바위도 있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씩씩하게 올라서 엔진톱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잘라 놓았습니다. 잠시 쉴 겸해서 좀 더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