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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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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느긋한 마음 2012년 04월 01일 일 맑음 토요일날 감자밭에 다녀오면서 길 주변 산에는 봄을 알리는 매화꽃과 진달래가 피어 있었다. 봄비 내린 뒤의 화창한 날은 맑은 하늘 만큼이나 주변의 푸르름은 더 마음을 들뜨게 했다. 지난 겨울 심어둔 완두콩이 얼었던 땅이 녹자 새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언제든 작물 스스로 자기의 생명력을 발휘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하고, 감히 기특하다. 3월이 들어서자 마을분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하고, 밭들도 관리기로 골들이 타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3월 중순인데도, 땅콩을 심으신단다. 3월 말인데도 시기를 놓칠까봐 동네 형님네는 마음이 바쁘시단다. 그리고 동네에 고사리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묵었던 밭들도 기계 작업을 하고, 잘 정리된 밭으로 뚝딱 만들어진다. 우리에게 감자 심고 난 4월..
땅살리기 2012년 03월 29일 목 맑음 요즘 주변의 몇몇 분들의 얘길 들어보면, 농부가 농사를 어떻게 잘 건강하게 지을까 보다 어떤 가격으로 누구에게 생산물을 제공하는가 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는 사람이 먹는 게 더 우선이지, 땅 살리기는 그 뒤라고 얘길한다. 물론 사람이 먹고 살지 못하면, 땅을 살리는 것이 무의미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이 건강한 생산물을 먹지 못하면, 당장의 아무리 값싼 먹거리를 사람이 먹을 수 있게 된다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몸에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다. 오늘 학교에서 보내온 식단표에 실린 글을 보니, 잔류 농약을 최대한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친절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농약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
표고심기 2012년 03월 25일 일 맑음 작년의 실패를 경험삼아 올해는 겨울내내 참나무를 날랐다. 그리고 처음하는 작업이라 신경이 쓰이는 것이 많았다. 대나무에 10cm간격 표시 해서 구멍을 낼려고도 했는데, 막상해 보니 금방 요령이 생기고, 반복적으로 눈 짐작으로 하기만 하면 되는 단순작업이였다. 겨우내 해둔 참나무 중 굵은 것들만 골라서 거의 다 뚫고 나니 종균 2 포트(1008개)를 다 비울 수 있었다. 총 나무 수는 16개 정도. 장마되기전에 그늘진 곳에 잘 세워두면, 내년부터는 버섯을 딸 수 있다고 한다. 하나 또 배우게 된다. 저가용 기리는 감각으로 구멍의 깊이를 조절해야된다고 해서, 좀 비싸지만, 종균 크기만큼만 들어가도록 만들어진 기리를 구입했다. 이것 덕분에 쉽게 작업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
짧은 밭 작업 2012년 03월 22일 목 흐리고 비 어젯밤의 의욕에 비해 오늘의 일은 허무하게도 짧게 끝나버렸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민경엄마 뜸뜨고, 서둘러 감자밭으로 갔다. 오늘은 거름을 내고 몇 개라도 골을 탈 생각이였다. 그러나 거름 내는 부분에서 민경엄마랑 생각 차이가 나 버렸다. 거름이 아직 더 삭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과 묻어 놓은 감자싹이 너무 많이 자라기 전에 빨리 거름내고, 감자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이 부딪친 것이다. 서투른 농꾼으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든 사항이였다. 거름이 덜 삭혀졌기에 땅이 제대로 거름을 소화해 내지 못할 것 같기도하고, 그렇다고 더 삭힐려니 감자가 걱정이 되었다. 이리 저리 생각하다 결국에는 거름을 내지 않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민경엄마랑 조금 다투어 버렸기..
토종 콩 2012년 03월 21일 수 맑음 작년부터 시작된 토종종자 모임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난 밤나무 전정작업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민경엄마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작년에 뿌려서 수확한 토종종자도 모으고, 새로운 종자도 받아오는 자리였었다고 한다. 우리는 수확한 참깨, 녹두, 수수, 조 중에서 참깨와 녹두를 가져갔고, 콩이랑 팝콘옥수수, 키 큰 수수를 얻어왔다. 특히 콩 중에서 옛날 선비들이 즐겨먹었다는 선비잡이콩이랑 아주까리랑 비슷하게 생긴 아주까리 콩도 받아왔는데, 민경엄마는 이 두 콩에 대해서 재배법이랑 특징을 알아보기도 하면서 올해는 이 두 콩도 잘 키워볼거라고 한다. 정말 올해는 새로운 콩 종자도 생겼고 하니, 제대로 콩 농사를 한번 지어 봐야겠다.
봄기운 2012년 03월 18일 일 비갠 후 맑음 이제 새연이가 유치원에 적응이 된 모양이다. 일요일인 아침에도 일어나 유치원에 가야된다고 하는 걸 보니...^^ 며칠 봄비가 계속 내린다. 오늘 새벽에도 비가 좀 온 모양이다. 모처럼 이른(?) 아침 밭을 한바퀴 둘러본다. 비온 뒤라 서늘한 느낌이 들지만, 밭의 작물들을 보면, 봄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있는 것 같다. 양파도 이제 제법 줄기들이 많이 뻗어나왔다. 아침먹고 새연이랑 같이 온 나무밭. 손쟁기로 밭을 갈다 잠시 쉬는데 새연이가 자기도 해 보겠다더니, 제법 폼 나게 밀고 간다. 올해는 제대로 우리 밭을 활용해 볼려고 한다. 봄아줌마의 풀매고 돌 줍는 모습이 멋져보인다.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밭을 갈아본다. 이제 혼자서 밭 가는 것도 어느정도 이력이 붙기 ..
미숫가루 만들기 2012년 03월 17일 토 오전 비 후 개임 오늘은 삼가장날. 밤나무 전정 작업이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취소되는 바람에 미리 준비해뒀던 콩이랑 율무, 찹쌀 현미, 밀 등을 챙겨 미숫가루 만들러 나섰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재료 준비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썼다. 콩을 방앗간에 바로 볶으면, 속까지 다 익히기가 힘든데, 집에서 미리 쪄서 가면 고루 잘 익는다고하여 며칠전 민경엄마가 콩을 쪄 두었던 것이다. 그러면 좀 더 먹기가 편하고, 소화도 잘 된다고 한다. 가져간 밀은 미숫가루에 넣기 보다는 튀겨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밀은 빼 버렸다. 완성된 미숫가루. 미리 쪄서 가져간 흰콩. 벼 농사는 아직 우리가 하지 않기때문에 찹쌀은 생협에서 주문한 것으로 했다. 볶는 기계로 볶고 있는 율무. 재료들은 볶는..
하나 하나 배우며... 2012년 03월 14일 화 맑음 어제 하루종일 계분 퍼다나르기로 인해 몸이 뻐근하다. 이번에 퍼다 나른 거름은 이전 것보다 잘 삭혀진 것 같아서 내년엔 좋은 거름으로 쓸 수 있을 듯 하다. 어제 명길형님이 밭에 만들어 놓은 거름더미를 보시더니, 한마디 조언해 주셨다. 켜켜이 쌓아 놓은 거름은 반드시 섞어줘야 제대로 뜬다는 것인데, 오래 뒀다가 쓸거고 거름더미가 너무 커서 그걸 일일이 다 뒤집기가 힘들기에 그냥 둬 보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일단은 감자 거름용으로 만들어 둔 더미를 뒤집어 보기로 했다. 물기도 없고, 담주에는 밭에 뿌려줘야하기에... 비닐을 걷어낸 뒤 뒤집기를 하는데, 삽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깔비랑 나무잎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 엉켜서 뒤집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