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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민새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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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가을운동회 2014년 10월 08일 수 맑음 화창한 가을날 운동회가 열렸다. 지난 봄의 참사로 인해 올해는 열리지 않을뻔 했지만 아이들에겐 준비하는 시간도 가족들과 함께한 오늘도 즐겁기만 했다. 90년 가까이 되어가는 가회초등학교 교문 앞에 우뚝 서 있는 이 나무가 오늘따라 엄청 커 보였다. 눈에 확 들어오는 쌀 개방 반대 플랭카드. "쌀은 생명이요. 주권입니다." 나라가 우리 생명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째야 할까? 개인 달리기를 시작으로 운동회는 시작되었고, 새연이의 출발은 꼴찌 결승선 골인은 2등. 1학년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엄마와 함께하는 공굴리기.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나는야! 강태공' 민경엄마랑 나랑은 치약이랑 비누를 낚았다는...^^ 어제 마지막 연습할땐 새연이가 속한 백팀이 첨으로 이겼다는 줄다리기..
10.04 작은 행복 2014년 10월 04일 토 맑음 새연이 생일날이다. 몇달 전 생일 선물을 미리 땡겨 받아서 그런지 새연이는 생일이라고 해도 큰 감흥은 없는 듯 하다. 그래도 엄마의 마음은 다른가보다 떡집에 전화해 송편 한되를 주문한다. 새연이는 게임하는 날이라 놀러온 친구랑 신나게 게임을 한다. 요즘 민경엄마는 콩나물 키우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즐거운 모양이다. 콩나물 이놈 금새 쑥쑥 자라는 것이 키우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일주일정도 되어가는데, 잘도 자란다. 틈틈이 물 좀 주라고 민경엄마는 성화다. ^^;; 아이들도 좋아하는 콩나물이라 직접 키워 먹는다고 생각하니 즐거움이 더 하는 것 같다. 4월말에 심은 고구마가 예쁘게 달렸다. 작은 상처에도 쉽게 심이 박히는 탓에 캐기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올해는..
자전거 산책 주말이면 새연이가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주가 2번째. 몇 주 전 같은 반 친구가 자전거로 산청에 있는 약수터까지 갔다왔다는 얘길듣고는 갑자기 자기도 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거기다가 몇 년뒤에 창녕 외할머니댁도 부산 친할머니댁도 자전거로 가보자고 살짝 운을 띄웠더니 아주 적극적으로 자전거 산책으로 장거리 여행을 준비해보자고 열의가 대단하다. 오늘은 가회면에 있는 공부방을 목표로 집을 출발했다. 늘 하듯이 가는 길에 첫 휴식터는 내 건너에 있는 우리 논. 첫 인증샷 한컷. 다음 휴식처는 구전 마을앞 표지석. 가회면 가는 길에 저 멀리 황매산과 모산재가 보인다. 9월도 며칠 남지 않아 이제 아침 기온이 싸늘하다. 싸늘한 아침 공기지만 한껏 달리고 난 기분은 상쾌하다.
오래된 과제 - 새총만들기^^ 2014년 09월 22일 월 맑음 내가 어려서 자랄때만 해도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동무들이랑 어울려 집 뒤 밭에서도 뛰어놀고, 길거리에서 모여 구슬치기, 딱지치기 시마치기, 비석맞추기,연날리기, 팽이치기 등등 놀 것들이 참 많았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과자 비닐포장지로 방석도 만들고, 실타래로 탱크도 만들고, 종이딱지도 만들던 기억도 많다. 그런 어린 시절 추억을 깨워준 책이 하나 있는데, 그게 우리가 알아야할 시리즈 문고, '우리가 알아야할 우리놀이 백가지'였다. 귀농전부터 이책을 보면서 옛 어린시절 추억도 많이 떠올려보고 귀농하면 이런 것들도 만들어보면서 아이들에게 추억도 만들어줘야지 생각했었다. 그렇게 귀농한 후 첫 가졌던 마음대로 열정으로 노란 고무줄을 사기까진 좋았는데, 게으름 탓인지 열정의 ..
09.20 단성장 2014년 09월 20일 토 맑음 5, 10일 마다 열리는 산청의 단성장. 닭을 늘려볼까 싶어 닭을 어디서 구하는지 수소문 하다보니 주변분이 단성장에 가면 닭도 오리도 많이 나온다해서 언제 한번 들러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 아이들도 학교도 가지 않아서 같이 가보자고 생각했다. 근데 아이들의 반응은 싸늘. 점심으로 자장면 외식을 내 걸었는데도 씨큰둥. 의외의 반응에 머슥한 마음으로 민경엄마랑 둘이서 장 구경을 나섰다. 기대가 컸던 것인가 시끌벅적한 시골장을 기대했었는데 너무도 한산한 모습에 급 실망. 큰 전통시장 간판이 보여 혹시나 하는 맘에 안으로 들어가봤지만 역시나 썰렁한 좌판 몇개만... 그나마 보고자 했던 닭들은 실컷 봤다. 대나무밭에서 컸다는 아직 늠름하게 생긴 장닭..
08.25 텃밭농사 2014년 08월 25일 월 흐림 민새네가 귀농하기 전 농사 경험 없는 나에게 주어진 첫 검증 테스트는 텃밭농사였다.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거두고 하는 과정을 직접 겪어보아야 현실적으로 귀농을 고민할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였다. 처음 10평남짓의 밭을 일구는데 1주일이 걸릴정도로 농사는 쉽지가 않았다. 두서없고, 어느정도로 해야할지도 모르는 무대포적인 일이였다. 일의 진도는 잘 나가지 않았지만, 밭에 서서 이런 궁리 저런 궁리 해 보는 것이 참 좋았다. 그렇게 3년정도 텃밭을 하다보니 빨리 귀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농사일은 나에게 딱 맞았다. 아직도 이른 아침 출근 전 텃밭에 들러 조그마한 밭을 둘러보던 그 기분과 주말 아이들과 밭에 서서 이런저런 일 하던 일 그리고 밭이웃들과 얘기 나..
08.19 헉! 쉽지 않네 2014.08.19 화 흐림 계속된비에 밭두렁이 풀천지다 쑤욱자란 풀들 아직 서툴지만 면도 한번 시켰다 ^^ 간단히 생각하고 덤볐다가 한시간 넘어서야 밭두렁 풀들을 다 베었다. 추어탕도 한번 끓여 먹어볼려는데 생각보다잘 잡히지 않는다 어망 3개에서 고작 두마리 --; 그래도 다시 넣어본다 낼은 기대해도 될꺼나 ^^ 미꾸라지도 좋지만 나락도 하나둘씩 머리를 숙이며 익어간다. 2년전 모종 갉아먹는 놈 잡을려고 식초 뿌렸다 다 죽어버린 배추모종과 흡사한 모습이... 좀 더 빨리 잘 키울려고 오줌을 줬는데 그만 잘 크던 배추모종이 절단나버렸다. ㅠㅠ 올해도 배추모종은 사서 심어야 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08.17 비오는 날의 여유 2014년 08월 17일 일 흐리고 비 올해는 비가 많다. 그래서 공식적인 휴일이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 여름 장마철땐 밭의 풀때문에 쉬어도 맘이 편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적절히 풀관리를 잘 한탓에 조금은 맘의 여유를 가져볼 수 있어 좋다. 오후부터 온다는 비 소식에 아침부터 비오기전 해야할 일을 정했다. 우선 붉은고추부터 따고, 깨를 털고, 장에서 무우씨를 사다가 장만해 놓은 밭에 무우 심기 그리고 시간이 되면 녹두 따기. 깨를 털다가 자꾸 빈 임시 토끼장을 쳐다보게 된다. 넓게 만들어준 임시 토끼장에서 작은 곳으로 옮겨 놓은 것이 답답했었는지 아침에 보니 붙여놓은 콘테이너박스가 열려있고, 토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막 정이 들려고 했었는데... 녹두딸까 말까하는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