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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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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2011년 11월 20일 일 맑음 바람 불고 추워짐 비가 어제까지 또 많이 내렸다. 어제 아랫 구평마을 모종밭에서 실한 놈들만 뽑아왔던 양파를 심었다. 앞집 형님이 주신 양파 한단도 목요일날 심었으니, 올해는 작년보다 양파를 많이 심은 편이 된다. 비 온 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밭에 심어놓은 무우가 걱정이 된다. 동네 아지매들도 며칠전부터 무우를 뽑으시더니, 오늘은 집앞아지매도 자제분들 온 김에 다 빼신다고 빼서 나르고 분주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바람이 드는 무우라서 우리도 미리 뽑기로 했다. 올해 무우는 작년에 비해 양은 많은데 별로 좋지 못한 것 같다. 작년 응달에 너무 깊게 묻어 겨울동안 제대로 꺼내 먹지 못한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올해는 밭의 양지바른 곳에 구덩이를 파서 묻었다. 무우..
홀가분한 하루 2011년 11월 17일 목 흐리고 비 요즘 매주 내리는 비 때문에 걱정이 많다. 앞집아지매는 필요도 없는 비가 너무 자주 온다고 하시고... 비 온다는 예보에 그동안 갈무리하며 정성껏 준비한 들깨랑 생강을 찾으시는 분들께 보내기로 하였다. 생강은 상하지 않도록 흙에 묻어뒀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잘 보관이 되어 있었다. 지퍼팩에 담고, 그위에 터지지 않게 조심해서 들깨 담은 지퍼팩을 올려 포장을 마무리했다. 매번 물품을 보내면서 받으시는 분들에게 별 문제없이 잘 전달되는지, 기대이하는 아닐지 걱정도 있긴 하지만, 그 동안 정성껏 준비해 온 결과를 별 탈 없이 보내게 되어 맘이 한결 편안해 진다.
깔비하기 2011년 11월 16일 수 맑음 민경엄마가 며칠전 도정했던 수수를 깨끗이 정리해 뒀다. 싸래기는 따로 분리해 둬서 밥에 넣어먹으면 된다고 한다. 오늘은 가슴 아픈 율무를 정리한다고 했다. 가져간 것에서 1/3 수준으로 가루되어 돌아온 율무인데, 오후내내 정리해 보니 그나마 조금은 건진 것 같았다. 작년 이맘때 참 부지런히 앞산을 다녔던 것 같다. 나무도 해 오고, 산에서 깔비를 긁어 수레에 싣고 오곤 했었다. 비닐을 씌우지 않은 마늘에 방한용으로 깔비가 좋다고 해서 열심히 다녔었다. 올해는 잦은 비와 갈무리로 인해 계속 미뤄왔었는데, 일찍 심은 마늘이 너무 잘 자라줘서 깔비를 어떻게 덮어 줘야할지 고민이 앞섰고, 또 많은 비 소식에 오늘은 깔비를 해 오기로 맘 먹었다. 창고에 넣어두었던 지게도 꺼내고,..
들깨 갈무리 2011년 11월 15일 화 맑음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여자의 역할이 도시에서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여자들이 시골에 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다. 여자들이 잘 하긴 하지만, 남자들도 하고자 하면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효율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다는 것은 아니고, 나도 언젠가 모든 농사일의 첨과 끝을 다 할 수 있도록 조금씩 노력해야겠다. 들깨 타작하고 나서 민경엄마가 선풍기로 날려가면서 들깨 알곡만 골라 냈는데, 지난주부터 들깨를 씻어 말리기 시작했다. 체로 치고, 선풍기로 날려도 섞여 있는 흙은 어떻게 하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들깨는 물에 씻으면 물 위에 뜨고 흙은 가라앉기 때문에 한번 더 손질을 하면 더 깨끗한 들깨를 만들수 있다고 시작..
1년 농사가 한방에 2011년 11월 14일 월 맑음 지난 9월 수확, 타작해 맑은 날 며칠동안 계속 말려 갈무리했던 수수랑 율무를 도정(방아찧기)하였다. 수수는 대략 2/3 정도 도정되었고, 어느정도 예상한 대로 였는데, 율무는 1/3 정도만 도정되었다. 그것도 알곡이 너무 많이 찧어져서 거의 가루 수준이랑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 한번 걸러봐야 알겠지만,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허탈해 졌다. 믿고 맡겼던 방앗간 아저씨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비둘기랑 싸워가며 어렵게 수확하고, 타작하고, 골라내고, 말리고 한 공이 다 사라져 버린 것에 우울해 진다. 어떻게 몇 분만에 그간의 노력이 가루가 되어 날라가버리다니... 자꾸만 맘이 허전해 진다. --;;
가을장마?? 2011년 11월 12일 토 맑음 기다리던 햇빛이 쨍쨍 비치기 시작했다. 근 일주일째 비 아님 구름낀 하늘에 미처 다 말리지 못했던 수확한 작물들이 걱정이였는데, 오늘 회관 옥상에 들깨를 씻어 말렸다. 내일은 수수 도정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말릴 생각이다. 어제 동네 분에게서 얻은 양파 모종을 심기로 했다. 동네 형님이 키운 모종을 조금 주신다 했는데, 계속된 비에 형님도 아직 모종을 옮겨심지 못한 상태다.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하던 차에 얻은 모종이였다. 조금은 부실해 보이지만 아쉬운따나 옮겨 심어 본다.
흐린 늦가을 2011년 11월 10일 목 흐림 며칠 계속 흐린 나날들 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씩 서늘함을 느낀다. 그리고 차분해 지는 것 같다. 오전엔 나무밭의 수수를 마저 베고서, 오후엔 산밭에 올랐다. 밭옆의 구산서당의 은행나무가 노란 잎들을 한껏 뿌려 놓았다. 미처 캐지 못한 토란도 캐어내고, 씨감자로 심었던 자주감자도 캤다. 밀도 파란싹을 틔웠고, 집앞 마을회관의 은행나무잎을 모아서 거름을 만들어볼려고 하니, 새연이가 먼저 갈쿠리를 들고 이리저리 쓸고 다닌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이제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고,,, 2011년 11월 9일 수 흐림 어제 작업한 양파 비닐 씌우기 작업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크고 움직이기 힘들지만, 오늘은 미뤘던 일들을 하기로 했다. 집 텃밭의 사탕수수도 베고, 오래전부터 준비해 뒀던 마늘 주아도 심고, 캐어놓은 생강도 흙에 묻고... 또 앞집 아지매가 동부며, 호박줄기들 걷어내시는 걸 보고 우리도 돌담의 동부랑 수세미줄기를 걷어내었다. 10월초에 심은 마늘을 보시는 마을 분들이 탐난다고 하신다. 볼때마다 뿌듯하다. 내년에는 좀 더 실한 마늘을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겨울을 잘 이겨내 준다면... 사람들은 보통 마늘쫑을 뽑아서 짱아치해먹고, 조려먹고, 반찬으로 잘 활용하지만, 그 마늘쫑을 잘 보관해뒀다가 종자로 만들던 옛분들의 경험을 잊고 있다. 종자를 내 스스로 채종하고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