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뿌리내리기 (108) 썸네일형 리스트형 10.17 마음 상한 날 2012년 10월 17일 수 맑음 (오전에 비 쪼금) 비가 내렸다. 오랜 가뭄에 반가운 비여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반갑지 않다. 많이 올 비였으면 차라리 맘 편하고 즐거울텐데 오늘은 지정(도지)를 받는 날이다. 다른 집은 지정을 집까지 날라다 주는데, 우리한테는 와서 차에 실어가주면 좋겠단다. 작년에도 그렇게 했으니 올해도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모양이였다. 근데 바로 옆집까지는 지정을 직접 날라다 주시면서 우리한테는 받아가라고 하니 무시당하는 기분이 든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싶다. 받은 지정을 처가댁에 보관해야한다. 남의 빈집에 살고 있다보니 마땅한 창고하나 없어 받은 지정을 보관할 곳이 없기때문이다. 지정을 옮겨놓고 콩타작하고 남은 콩깍지랑 콩대를 얻어왔다. 논에 뿌려줘도 좋고, 불쏘시.. 10.9 자라는 아이를 위한 고민 2012년 10월 09일 화 맑음 도시속 작은학교라는 대안학교가 부산에 있다. 그 이름이 '우다다' 인데 '우리는 다 다르다'를 줄여서 부른다. 민경이 3살땐가 민경엄마가 잠시 수학을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민경이가 13살이니 10년 이상된 대안학교이다. 가까운 합천 대병면의 자연학교에 자주 '우다다' 아이들이 온다. 자연학교의 선배님 만나러 가다가 자주 보게 되는데 아주 밝고 건강한 모습이 좋은 아이들이다. 올해는 우리집에 농활도 와서 수수 모종도 옮겨심고 마늘밭도 정리하고 했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함께 어울려 가고 틀에 얽매이지 않지만 스스로 규범을 지켜간다. 민경이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민경이도 우리도 눈길이 가는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 형편도 그렇고 민.. 면민 체육대회 2012년 08월 15일 수 맑기도 흐리기도 소나기도 65번째 맞는 면민체육대회. 이번 행사에는 앞집아지매가 같이 가자고 얘기하셔서 전야제도 체육대회도 참석하게 되었다. 작년과 다른 건 전야제 행사만 참석한 것이 아니라 체육대회행사까지도 참석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생각지도 않은 축구경기에 교체멤버로 뛰기까지. 전날 전야제는 작년에 전야제의 노래자랑 참가를 놓고, 윗동네 갑장과 얘기한 것이 있었는데, 작년에 내가 노래자랑에 나가는 대신 올해는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던 것인데... 혹시나 했더니, 정말 참가했었다. 네번째의 자기순서를 나랑 얘기하느라 놓쳐버려 26명 전체 순서가 끝난 마지막 차례로 노래를 불렀다. 노래 응원 나왔던 가족들은 지쳐 돌아간 후에 말이다. 어찌나 미안하고, 황당하던지... 우야튼 .. 07.21 땅2 2012년 07월 21일 토 맑음 이른 아침 산밭으로 오르는 길에 동네 형님뻘 되시는 분과 만났다. 우리가 논농사를 짓고자 했던 땅에 형님도 그 땅에 농사 지을 마음이셨다 한다. 특히 양파농사를 짓고 싶으시단다. 그리고 이미 농사 짓고 계시던 동네아제와 얘기 다 되었는데... 우리가 농사를 지을줄 몰랐었다고, 그 얘길 얼마전에 들었다고 하시면서 양보를 해 주면 안되겠냐고 얘길 하신다. 사건의 전말은 작년에 논을 샀는데, 경지정리된 대략 4마지기 정도 되는 땅에 우리 땅이 1마지기가 채 되지 않는 땅과 또 다른 경지정리된 논 중에 2마지기 정도를 각각 샀었다. 땅을 사고 나서 만나는 동네분들 모두 왜 농사를 직접 안 짓고 남 주냐고 하셔서 밭농사가 조금 익숙해 지면 지을려고 합니다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올.. 땅 2012년 07월 12일 목 구름많음 오늘따라 학창시절 새내기때 많이 불렀던 노래 중에 '땅' 이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그땐 그저 음이 좋아서 불렀던 것 같은데, 오늘 따라 내 마음을 닮은 듯 하다. '우리에게 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울어머니 살아생전에 작은 땅이라도 있었으면, 콩도 심고 팥도 심고 고구마도 심으련만 소중하고 귀중한 우리 땅은 어디에~' 대략 이런 가삿말이였던 것 같다. 귀농해서 뿌리내리고 있는 우리에게 집 지을 땅, 안정적으로 농사지을 땅은 아직은 우리에게 부족하다. 내년에는 논농사를 짓고 싶은데, 우리땅과 붙어 있는 땅 주인에게 임대를 부탁해야하는데, 이장님 말씀으로는 나이드신 분들은 자기땅을 남한테 빌려주더라도 농사를 잘 짓는 사람한테 주신단다. 뒤집어 말하면 우리가 농사를 .. 비오는 날 2012년 05월 30일 수 흐리고 비 오늘은 비소식과 또 반가운 손님의 방문이 있어서, 밭보다는 산을 오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하였다. 며칠전 비가 왔기에 고사리도 꺽고, 쓰러진 나무도 깍아 놓기로 한 것이다. 시골에서는 조금만 부지런하면, 밥 굶지 않고, 빌어 먹지 않는다고 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몸소 느끼고 배운다. 조금만 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 밥상도 풍요로워지고, 추운 겨울 따뜻한 구들장도 안을 수 있고, 귀한 재목도 손수 마련해 놓을 수 있다. 우리의 산행은 풍성한 밥상과 미리 준비해 두는 집짓기 과정이기도 하다. 산 속에서 두여시간 만에 빗줄기가 굵어져 산을 내려오게 되었는데, 쓰러진 나무 한그루를 다 깍았고, 두번째 그루는 절반쯤 깍아두었다. 민경엄마는 고사리를 앞치마에 한 가득 .. 아카시아 꽃따기 2012년 05월 17일 목 맑음 우리집 짓고 나면, 항아리에 효소를 담아보겠다던 민경엄마가 아카시아 효소를 담아 보겠단다. 우리집 짓는 것이 좀 더 시간이 걸릴듯 해서 그런지... 어느정도 바쁜일도 조금 정리가 되었고 해서 어제 오후에 잠시 산에 가서 꽃을 따 봤었다. 많이 펴 버려 어느정도 양이 될지 걱정이 되었었는데, 오늘은 주변 그늘진 산 속에 가보니, 아직 생생한 꽃들이 많았다. 유리병 하나는 효소를, 하나는 술을 담아 둘 예정이다. 비 온뒤 산행 2012년 04월 22일 일요일 비 온뒤 맑음 또 날씨가 농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거의 매주 비가 내리더니 어제 내린 비가 무려 100미리가 넘게 왔다. 봄비라기보다 장맛비처럼 내린 비였다. 마을 앞을 흐리는 개천의 물도 많이 불었고, 감자 심은 감자밭에도 어제 수로를 만들어주긴했지만, 고랑사이에 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었다. 오후 들어 조금씩 물이 마르긴 했지만, 여름철 장맛비를 대비해야할 것 같다. 요즘 동네 아지매들이 비료포대 하나씩 들고, 비 온뒤 산을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장모님도 전화하셔서 비료포대 들고 산에 올라가라고 하신다. 비가 오고나면 쑥쑥 자라는 고사리를 따러 가기 위해서이다. 며칠전에 민경엄마랑 비온다는 소식에 다른 아지매들보다 한발 앞서 우비입고, 고사리 따러갈까 장난삼아..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