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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하고 타작하고 바쁘다 바빠 2011년 10월 27일 목 맑음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농사가 올해 들어 밭도 늘어나면서 농사 짓는 작물도 아주 다양하고 많아졌다. 동네 아지매들이 오며가며 보시면서 꼭 하시는 한말씀들이 "아이구 이것도 심었네, 저것도 심었네, 안 심은 게 없네" 그러신다. 지금까지 심은 작물들을 정리해 볼까... 작년 가을엔 마늘,양파, 밀 봄엔 감자, 고추, 야콘, 생강, 대파, 수수,율무, 들깨, 땅콩, 고구마, 가지, 토마토, 해바라기, 오이,수세미, 조, 더덕, 콩(동부, 메주콩, 검은콩, 쥐눈이콩,서리태),상추, 양상추, 수박, 옥수수,토란,,, 여름엔 메밀 또 가을엔 배추, 무우, 딸기, 쪽파,,, 이렇게 다양한 작물을 심어 놓았더니, 뿌릴때는 몰랐지만, 거둘때는 정신없이 바빠진다. 뿌리는 시기는 달라도 거..
콩고르기 2011년 10월 24일 월 하루종일 비 뜬금없이 비가 내렸다. 오늘 내내 내렸다. 그것도 지난주보다 더 많이 내린 듯 하다. 생각치도 않은 비님때문에 갈무리해야 할 일들은 또 하루 미뤄진다. 비가 오니 집에서 할 일을 해 본다. 첨 콩을 심고 나서 비둘기에 노린재에 만신창이가 된 콩을 봤을땐 정말 힘이 빠졌었는데, 그나마 수확 해 타작까지 하고나니 흐뭇하다. 근데, 타작해 말려 놓은 콩을 보신 동네 아지매가 콩이 영 시원찮네 하신다. 바로 힘 빠진다. 그러나 첫번 베어온 것보다 다음 베어온 것이 좀 더 낫고, 그 다음 베어 온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조금씩 힘이 생긴다. 첨 베어온 콩들이라 좋은 놈들 담는 그릇 채우기가 쉽지가 않다. 하루 내내 하다보면 눈이 튀어 나올 것처럼 눈이 아프고, 집중력이 떨..
[계간지]귀농통문 - 삶의 뿌리를 찾아 농부가 되려는 사람들의 벗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소박하고, 자연스런 삶에 취해서 한번씩은 모든 것을 놓고 밭과 논으로 달려 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보지 않았을까. 난 그랬다.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걸 버리고 가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는 것 같다. 가족을 책임져야할 가장으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쉽게 결정하기 힘든 것이다. 이런 고뇌에 그 대안과 철학적 가치와 진정성을 전달해 주는 곳이 바로 (사)전국귀농운동본부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계간지로 월 1만원씩 기부하는 열매회원에게 전달되는 귀농통문이라는 책은 농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 및 선 귀농선배들의 삶을 조망해 보고, 오랜 고전을 통해 전통농법을 소개하고, 간단하고..
수수 타작 & 고구마 캐기 2011년 10월 18일 화 맑음 비 온 뒤로 싸늘한 날씨가 이어진다. 마루에 비닐을 쳐야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비닐을 칠려고 하니, 처마밑에 달아 놓은 수수가 걸린다. 그래서 비닐 치기에 앞서 수수 타작을 먼저하기로 했다. 수수를 갑바위에 머리가 서로 닿이도록 가지런히 놓고, 도리깨질에 수수가 튀지 않도록 검은 망을 씌웠다. 도리깨질하고 나니 수수가 제법 나왔다. 동네 아지매 두 분이 2되씩 달라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 맞춰 드릴 수는 있을 듯 하다. 근처 사는 갑장네에서 고구마를 캘때 삽으로 캐는 걸 봤는데, 우리도 삽으로 캐게 되었다. 호미로 할 경우 상처가 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번씩 삽에 잘리어 나가는 고구마을 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 고구마는 큰 놈들은 그리 환영받지 못하..
갈무리 2011년 10월 17일 월 맑음 동네가 분주히 움직인다. 아지매들은 콩을 베다 나르고, 말리고, 도리깨로 타작하고, 회관옥상에 말리고, 아재들은 벼 타작하고, 양파 심을 밭 준비하고, 마을 심을 준비하고, 콤바인, 트랙터, 거름실은 차들이 분주히 오간다. 처음 해보는 가을 갈무리는 정신이 없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종류가 많다보니, 분류해서 말리고, 갈무리해 두고, 한꺼번에 하지 못해 순서를 정해야하고, 바쁘기만 하다. 이럴때 앞집 아지매의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무슨일이든 깔끔하고 빠르게 처리하신다. 아지매 덕택에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콩들도 더 베어와서 말리고, 타작해야하고, 미리 타작한 콩은 말려야 하고, 옥수수도 좀 더 말려야 하고, 율무도 마지막으로 며칠 더 말려야 하고,..
자립 하기 2011년 10월 14일 금 하루종일 비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많은 비는 아니였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굵은 빗방울 소리가 참으로 흥겹다. 방안에 앉아 인터넷으로 기상정보를 보며 몇미리나 내렸는지 박빙의 투표율 확인하듯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15미리 정도 내린 모양이다. 어느정도 해갈이 될 것 같다. 시골로 오면 뭐든 내 스스로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지만, 여전히 안되는 것 있다. 지금까지 어느정도의 가사분담은 해 왔는데(청소, 설겆이), 그 중에서 끼니준비(요리)랑 빨래는 아직 내가 하질 못한다. 빨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내가 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식구들을 위한 요리는 꼭 해 보고 싶은데, 할려고 하면 뭘 어떻게 해야할지 영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며칠전부터 비가 온다는 ..
고마운 단비 그리도 많이 내리던 지난 여름의 비가 그리워질 정도로 이번 가을엔 가뭄이였다. 타들어가는 농부의 마음은 온 땅을 적셔줄 비를 기다려 왔다. 오늘 드디어 단비가 내린다. 바싹바싹 말려야 할 콩은 하우스에서 잠시 쉬어가면 되는 것이고, 새로 싹을 틔우고 있는 마늘에도, 알을 키워야할 무우,배추에도, 잎들이 말라가는 생강에도, 꿀맛같은 단비가 되면 좋겠다. 내리는 빗줄기에 신이 절로 난다.
첫 지정을 받긴 했으나~ 2011년 10월 13일 목 맑음 요즘 누렇게 익은 논에는 각종 기계들이 종횡무진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타작하는 콤바인이랑, 볏집을 묶는 베일러, 양파 심기 위해 논을 가는 트렉터,,, 새연이는 연신 지나가는 기계들에 탄성을 지른다. 어젠 아랫동네 분이 논에서 큰 베일러 기계로 동그랗게 볏짚을 말아서 내 놓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새연이는 '와~,와~ 신기해' 하면서 좋아했다. 나도 첨 보는 장면이라 신기해 했고, 기계가 참으로 편하긴 편하구나 하는 생각을 민경엄마랑 해 봤다. 또 각 길목, 도로변은 벼를 말리느라 나락들로 가득차있다. 이 나락들은 마르는 대로 포대에 담아서 창고에 넣어야 한다. 근데, 나이 많으신 아주머니들은 담기까지는 하더라도 이걸 옮겨 집에까지 가져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젊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