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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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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8월가고 9월오면 2012년 08월 31일 금 맑음 오랜만에 눈부신 하늘이였다. 그리고 어느덧 8월의 마지막날이다. 8월은 긴 폭염의 날들과 지겹도록 내린 비들... 극과 극의 날들이였다. 8월에 접어들며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배추와 무우 심기였다. 8월에 얼마만큼 잘 뿌리내리게 해서 크고, 튼실한 무우와 배추를 수확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마음만 조급해 졌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해보다 일찍 시작한 배추키우기는 변함없이 벌레가 극성스럽게 달려들었고,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그 생장이 더뎌졌다. 매년 해보는 것이지만, 아직은 쉽지가 않다. 모종키우기가 실패하면 누구의 손으로 어떻게 자란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종을 사서 옮겨 심어야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 손으로 키워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진다. 그나마 키우던 모..
8.29 태풍 지나간 뒤 2012년 08월 29일 수 흐림 볼라벤이라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지나고, 우리밭들은 안녕한지 둘러봤다. 들깨는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린 흔적이 보이고, 살짝 넘어진 녀석들도 보인다. 야콘은 이상하게도 키가 작은 녀석 몇 개가 줄기가 꺽여 쓰러져 있었다. 나무밭엔 바람의 방향 따라 메밀이 바람을 타고 마찬가지로 살짝 누워있고, 콩들도, 기세등등하던 팥도 혼쭐이 난 모양이다. 그외 세우뒀던 노린재트랩은 다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잠시 놀랬지만, 다행히 주변에 넘어져 있었다. 지난 일요일 씌워졌던 양파망이 바람에 많이도 날라가버렸는지 몇개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키큰수수보다 단수수가 많이 넘어가버렸다. 고추도 넘어진 놈들이 조금씩 보이고, 일으켜줘야지 생각했었는데, 이제서야 기억이 난다. 아직 누워있을것이다..
8.27 걱정 2012년 08월 27일 월 흐림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때 만큼의 거대한 태풍이 온다고 모든 매체가 난리이다. 올 봄에 갑작스럽게 불었던 강풍에 한번 혼쭐이 난 우리들은 미리 걱정이 앞선다. 제일 취약한 부분은 어딘지, 어떻게 단도리를 할지, 햇볕에 말려두었던 것들도 거두어 들이고 하느라 분주해진다. 하루종일 걱정들이 자리잡는다. 비닐하우스가 날아가지 않을까 (올봄에 돌풍에 하우스가 들썩들썩했었음) 키큰 수수가 꺽여 넘어지지 않을까 콩밭의 노린재 트랩이 날아가지 않을까 거름덮어 놓은 비닐들이 날아가지 않을까 아이들은 풍이랑 진이 집 지붕이 날아가지 않을까 어른들은 특히 하우스랑 수수가 걱정이고, 아이들은 역시 개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민경이는 개 지붕위에 돌들 올려 놓으면서 날아가지 않도록 ..
8.26 내 삶의 긍정 2012년 08월 26일 일 맑음
비 갠날 2012년 08월 25일 토 맑음 드세게 내리치던 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쳤다. 먹구름대신 하얀 구름과 함께 반가운 햇빛이 비친다. 전날부터 비가 그치고 맑아진다는 소식에 활짝 개면 무얼할까 맘이 분주해 했었는데... 우선 비때문에 미뤄뒀던 밭주변 풀부터 매어주기로했다. 밭 바로 앞에 거름더미가 있다보니, 풀이 더 우거져있다. 이 풀들도 베고, 도구정리도 해야한다. 거름더미 옆의 풀들은 색깔도 진하고, 키도 엄청 크다. 예초기로 베어서 다시 거름더미 안에 넣어 같이 섞어주면 또 좋은 거름이 된다. 예초기 돌리고 나니 쑥 자란 들깨가 잘 보인다. 키큰 풀들에 가려졌던 거름더미도 시원스럽게 보인다. 산밭에 풀을 베고 내려와 이제 지난주 베어세워뒀던 녹두를 정리하기로 했는데, 비닐로 씌워뒀던 녹두가 하얀 ..
마늘 구분하기 2012년 08월 23일 목 흐리고 많은 비 다시 하늘이 구멍이 뚫린 모양이다. 하루종일 폭우가 내려 오후 5시 이후 날씨방송을 들었을때 이미 191mm의 강수량을 기록한 합천 가회면이였다. 오늘 오전의 집앞 냇가의 물길이다. 자꾸만 농사짓기 힘들어가는데, 날씨도 매년 힘들게 만든다. 성장을 위한 무자비한 개발이 만든 환경의 변화가 조금씩 매년 무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앞으로의 우리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뀌게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비때문에 바깥일은 하지 못하고, TV드라마도 보고, 미뤄뒀던 마늘 종류에 대해서 정리해 보기로 했다. 무비료, 무농약, 자가거름사용, 무비닐, 대형기계 없이 농사 지어 수확한 마늘이지만, 아직 민새네..
비는 내리고 2012년 08월 22일 수 흐리고 비 가뭄끝에 내린 단비 소식에 반가운 맘 가진지 며칠되지 않아 쏟아지는 폭우에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장마때보다 더 많은 비가 며칠째 내리고 있다. 그러더니 드디어 집앞 냇가의 물이 금새 불어났다. 지붕의 물받이를 통해 떨어지는 물줄기의 모습도 거세기만 하다. 하늘과 땅을 잇는 농부는 극심한 가뭄의 터널을 지나자마자 또 다른 넘치는 폭우에 속만 태우게된다. 올해는 가뭄과 함께 폭염으로 인해 고추농사에는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았다. 7월말,8월초에 비소식이 거의 없어 고추에 병도 많이 발생하지 않았고, 일찍 수확하는 사람들은 태양초도 많이 만들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풀매는 일을 정리하느라 고추 수확이 늦어져 첫번째 말리는 작업은 아궁이에 불때서 구들방에서 며칠..
호박 호박을 처음 심을땐 풀도 없고, 자리도 넉넉할 줄 알았는데, 한창 풀도 크고, 호박도 클땐 이미 자리가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넉넉하게 자리 만들어 심어야겠다. 동네형님 담벼락에 달린 호박. 사진찍고나서 며칠뒤 꼭지가 떨어져 끝내 호박은 상해버렸다. 우리 밭에서 처음으로 달린 호박. 이제 제법 노랗게 익고있다. 앞집 아지매의 박. 벌써 두덩이나 따셨는데, 또 하나 더 달렸다. 우리는 감감 무소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