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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콩 2012년 03월 21일 수 맑음 작년부터 시작된 토종종자 모임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난 밤나무 전정작업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민경엄마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작년에 뿌려서 수확한 토종종자도 모으고, 새로운 종자도 받아오는 자리였었다고 한다. 우리는 수확한 참깨, 녹두, 수수, 조 중에서 참깨와 녹두를 가져갔고, 콩이랑 팝콘옥수수, 키 큰 수수를 얻어왔다. 특히 콩 중에서 옛날 선비들이 즐겨먹었다는 선비잡이콩이랑 아주까리랑 비슷하게 생긴 아주까리 콩도 받아왔는데, 민경엄마는 이 두 콩에 대해서 재배법이랑 특징을 알아보기도 하면서 올해는 이 두 콩도 잘 키워볼거라고 한다. 정말 올해는 새로운 콩 종자도 생겼고 하니, 제대로 콩 농사를 한번 지어 봐야겠다.
봄기운 2012년 03월 18일 일 비갠 후 맑음 이제 새연이가 유치원에 적응이 된 모양이다. 일요일인 아침에도 일어나 유치원에 가야된다고 하는 걸 보니...^^ 며칠 봄비가 계속 내린다. 오늘 새벽에도 비가 좀 온 모양이다. 모처럼 이른(?) 아침 밭을 한바퀴 둘러본다. 비온 뒤라 서늘한 느낌이 들지만, 밭의 작물들을 보면, 봄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있는 것 같다. 양파도 이제 제법 줄기들이 많이 뻗어나왔다. 아침먹고 새연이랑 같이 온 나무밭. 손쟁기로 밭을 갈다 잠시 쉬는데 새연이가 자기도 해 보겠다더니, 제법 폼 나게 밀고 간다. 올해는 제대로 우리 밭을 활용해 볼려고 한다. 봄아줌마의 풀매고 돌 줍는 모습이 멋져보인다.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밭을 갈아본다. 이제 혼자서 밭 가는 것도 어느정도 이력이 붙기 ..
미숫가루 만들기 2012년 03월 17일 토 오전 비 후 개임 오늘은 삼가장날. 밤나무 전정 작업이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취소되는 바람에 미리 준비해뒀던 콩이랑 율무, 찹쌀 현미, 밀 등을 챙겨 미숫가루 만들러 나섰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재료 준비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썼다. 콩을 방앗간에 바로 볶으면, 속까지 다 익히기가 힘든데, 집에서 미리 쪄서 가면 고루 잘 익는다고하여 며칠전 민경엄마가 콩을 쪄 두었던 것이다. 그러면 좀 더 먹기가 편하고, 소화도 잘 된다고 한다. 가져간 밀은 미숫가루에 넣기 보다는 튀겨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밀은 빼 버렸다. 완성된 미숫가루. 미리 쪄서 가져간 흰콩. 벼 농사는 아직 우리가 하지 않기때문에 찹쌀은 생협에서 주문한 것으로 했다. 볶는 기계로 볶고 있는 율무. 재료들은 볶는..
이른 아침 밤나무 가지 치는 일을 하러가야한다. 그때문에 가족 모두 이른 아침을 준비한다. 항상 새로운 일에, 남일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있다. 오늘도 무사히 잘 보낼 수 있기를...
하나 하나 배우며... 2012년 03월 14일 화 맑음 어제 하루종일 계분 퍼다나르기로 인해 몸이 뻐근하다. 이번에 퍼다 나른 거름은 이전 것보다 잘 삭혀진 것 같아서 내년엔 좋은 거름으로 쓸 수 있을 듯 하다. 어제 명길형님이 밭에 만들어 놓은 거름더미를 보시더니, 한마디 조언해 주셨다. 켜켜이 쌓아 놓은 거름은 반드시 섞어줘야 제대로 뜬다는 것인데, 오래 뒀다가 쓸거고 거름더미가 너무 커서 그걸 일일이 다 뒤집기가 힘들기에 그냥 둬 보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일단은 감자 거름용으로 만들어 둔 더미를 뒤집어 보기로 했다. 물기도 없고, 담주에는 밭에 뿌려줘야하기에... 비닐을 걷어낸 뒤 뒤집기를 하는데, 삽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깔비랑 나무잎이 많이 들어간 부분이 엉켜서 뒤집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
소통을 위한 단절 귀농해서 처음으로 부닥치는 것이 인간관계인 것 같다. 친한 사이일수록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관계의 문제일 것이다.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고,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거져주는 것은 없고, 아무리 친한사이라도 분명히 그어야 할 선이 있어야 함을 느낀다. 어느덧 예민해지기 시작한 내가 걱정이 된다.
택배 택배 김영구 긴 장마에 감자전이 생각나 깎아보는데, 밤톨 같은 그 놈 생각나 반을 갈라 속안엔 씩씩한 아내와 딸 민경이 도토리 같은 작은 밤톨 지 아들도 생각나 믹서 보다는 강판이지 빗소리 굵어지는 창밖에, 그 놈 긴 징역살이 보이고 학교앞 막걸리집 우중 낮술도 생각나 기름둘러 지지는데, 서울 어디 야밤 지친 넥타이로 걸터앉아 잠 깨우던 니놈 목소리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 우리집 밥상, 여기 앞에 앉아 소주 털어 넣으며 팽팽했던 농촌으로 가겠다고, 아무나 가냐고, 왜 선배가 힘은 못주냐고, 끝내는 마흔살 눈물을 보이던 내 후배 별아 그래, 난 항상 힘을 주지는 않고 잔소리, 야단만 치는 약한 선배였다 지 손으로 흙빚어 만든 굵은 감자 목이 메인다.
2010년 귀농 1년차의 기억들 - 빈집 얻기 7월 들어서야 이사할 집을 구하게 되었다. 몇년동안 비여있던 집인데, 먼저 귀농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인연이 될려면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인연이 닿게 되는 모양이다. 우리가 이집을 얻기전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들어와서 살고 싶어 한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집주인이 절대로 집을 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에겐 특별한 요구사항 없이빌려주기로 하신 것이다. 아마도 지역유지이신 우체국장님의 도움 말씀이 어느정도 주인분의 마음을 돌리는데,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7월과 8월은 주말마다 오가며, 청소도 하고, 수도도 연결하고, 화장실도 손을 보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며 우리는 추석연휴를 보내고, 지금의 마을 합천 가회면 함방리 구평마을에..